터널서 유치원생 21명 구한 '부산 아저씨' 11명 찾았다

지난 2일 부산 곰내터널 안에서 전도된 버스 안에 갇혀 있는 유치원생 21명을 구조한 뒤 홀연히 사라진 '부산 아저씨' 11명을 경찰이 찾았습니다.

부산경찰청은 내일(8일) 오전 10시 청사 7층 동백홀에서 이들과 당시 침착하게 대응한 유치원 보육교사 1명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이 '부산 아저씨'들의 활약상은 이렇습니다.

지난 2일 오전 11시께 부산 기장군 정관읍 곰내터널에서 유치원 버스가 터널 벽을 들이받고 오른쪽으로 넘어졌습니다.

20초 정도 뒤 넘어진 버스로 30∼40대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뒤따르던 차에서 내려 달려온 겁니다.

출입문이 바닥에 깔리는 바람에 차 안에 갇혀 겁에 질려 우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든 이들은 용감했습니다.

컴컴한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뒤따라 오는 차량에 의한 2차 사고 우려가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겁니다.

유일한 탈출구인 유리를 깨려 자신의 차 안에 있던 망치와 골프채를 들고 왔습니다.

한 남성이 조심스레 망치로 버스 뒷유리를 깨고 힘을 합쳐 유치원생 21명과 교사, 운전사를 차례로 구조했습니다.

아저씨들은 아이들이 다친 데가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우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교사와 함께 아이들 숫자를 확인하고 안전한 갓길 가장자리로 옮겨 놓은 뒤 홀연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5분 안에 벌어진 상황으로 경찰과 119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끝났습니다.

이 같은 장면은 당시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화제가 됐습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로 이 용감한 부산 아저씨들을 찾아 나섰고, 불과 하루 만에 11명 모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