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두 맹주이자 경쟁국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정기 성지순례(하지)를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두 나라의 설전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양측의 갈등으로 이란의 성지순례가 무산된 터라 여느 때보다 수위가 높았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5일(현지시간) 성지순례와 관련해 낸 특별 성명에서 "성지순례객을 죽인사우디 왕가는 두 성지(메카·메디나)를 관리할 자격이 없다"며 "사우디는 별 볼 일 없는 사탄"이라고 공세를 폈다.
지난해 9월 메카 성지순례 도중 벌어진 대규모 압사참사를 거론한 것이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사우디는 압사참사에 대해 일말의 사과도 없었다"며 "그 사건은 전적으로 사우디 왕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이란 최고지도자 수석보좌관도 6일 "사우디는 지난해 성지순례객의 안전 관리에 나태했다"며 "압사참사는 사우디의 알사우드 왕가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당장 성지순례객을 맞아야 할 사우디도 반격의 수위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사우디의 최고 종교지도자(카비르 무프티) 셰이크 압둘아지즈 알셰이크는 6일 현지 일간지에 "이란의 이슬람, 특히 수니파에 대한 적개심은 오래된 것으로 하메네이의 비난은 놀랍지도 않다"며 "이란은 조로아스터교(배화교)의 후예로 무슬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로아스터교는 현재 이란 지역에서 융성했던 고대 페르시아에서 신봉하던 종교다.
압사참사의 사망자와 관련, 사우디 정부는 769명이며 이 가운데 이란인은 169명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란 측은 이란인 460명을 포함, 약 4천700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사망자가 2천411명이라고 추산했다.
사우디 정부의 공식 집계치로도 사망자 중 이란인이 가장 많다.
이란은 사우디 정부에 성지순례간 안전대책을 강하게 요구했고, 사우디는 이란이 이를 트집잡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결국, 이란은 올해 성지순례에 자국민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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