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자문역의 요청으로 차별받는 로힝야족 문제 해법을 찾아 나선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현지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6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난 전 사무총장은 로힝야족 문제를 비롯한 종교분쟁의 해법을 찾기 위한 '라카인 자문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이날 서부 라카인주를 방문했다.
그러나 1천여 명에 달하는 불교도들은 주도 시트웨 공항 인근에서 아난 전 사무총장의 위원장직 사퇴와 자문위 해체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최대 지역정당인 아라칸국민당(ANP)과 라카인 여성 네트워크 등이 주도한 시위 참가자들은 아나 전 총장이 탑승한 차량이 지나가자 "코피 아난이 이끄는 라카인주 자문위를 해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시위에 동참한 불교도인 마이 피우씨는 "외국인이 우리 주에 오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왔다. 위원회가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여기에 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자인 소에 테인은 "여기서 그들이 라카인주와 '칼라'(Kalar, 무슬림을 경멸조로 부르는 말)에 대해 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로힝야족은 인구의 90%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정식 국민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동의 자유 등 기본권도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
2012년 불교도와 무슬림 간의 유혈 충돌 이후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이 훨씬 심해졌다.
이 사건 이후 로힝야족은 차별과 폭력을 피해 인근 국가로 탈출을 시도하는 '선상난민' 신세가 되기도 했고, 일부는 난민캠프에 수용돼 기본권이 제약된 채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수치는 지난해 11월 총선을 통해 야당 지도자에서 최고 실권자로 거듭났지만, 로힝야족 문제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수치는 최근에는 로힝야족 명칭 자체가 갈등을 조장할 소지가 있다며 '라카인주의 이슬람 소수집단'이라는 명칭을 쓸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수치는 로힝야족 문제를 포함해 라카인주의 종교갈등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최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난 전 사무총장이 이끄는 9명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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