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이런 정책도?…400조 예산안 속 이색 예산안들

예산안이 사상 처음으로 400조 원을 넘었습니다. 내년도 우리나라 예산안은 전년 대비 3.7% 늘어난 총 400조 7천억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지난 12년 사이 2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인데, 워낙 규모가 방대하고, 각 부처별 정책도 다양하다보니, 기사를 쓰면서도 미처 신경쓰지 못하고 다루지 못한 개별 항목이 많습니다. 오늘은 400조 원이라는 '머매드급' 예산안에 담긴 이색 예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군대를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399억 원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군 병영생활관 당 1대의 에어컨을 설치해 장병들을 시원하게 해준다는 취지입니다. 에어컨 가동에 들어가는 전기요금도 지원해줘서 여름철 3개월 동안 에어컨을 하루 6시간씩 틀었을 때 드는 요금 50억원도 책정됐습니다. GP나 GOP에서 근무하는 경계병들을 대상으로 여름에 아이스조끼를 보급하는 방안도 시행됩니다. 일단 1억원을 들여 1개 사단에만 시범 시행하고 내후년부터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2. "징병검사로 종합건강검진 효과 얻는다"

이번에도 군 관련 예산입니다. 남자들 군대 가기 전 징병검사 받을 때 지금은 14종의 검진을 받는데, 여기에 검진항목 5개를 추가해 총 19종으로 확대 실시하는 겁니다. 추가되는 항목은 알콜성 간질환, 동맥경화, 신장기능검사, 지질대사 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입니다. 현재 일반 건강검진이 18종 항목을 검사하는만큼 건강검진 수준으로 검사항목을 확대해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28억 4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갑니다. 3. "출생신고, 인터넷으로 가능"

지금까지는 아기를 낳으면 구청에 직접 가서 출생신고를 했죠. 앞으로는 굳이 구청까지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도 출생신고가 가능해집니다. 대법원 전자가족시스템과 분만병원, 민원24를 연계하는 방식입니다. 먼저 분만병원이 민원24를 거쳐 대법원 전자가족시스템에 출생증명서를 송부하면, 민원인이 대법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서 인터넷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총 9억 9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4. 장기 흡연자 폐암검진 무료

담배를 핀 지 오래되셨다면 이런 정책도 눈여겨볼만합니다. 총 29억원을 들여 전국 8개 지역암센터에서 장기 흡연자에 대해 흉부CT 촬영 등 폐암 검진을 해주는 겁니다. 지원 대상은 연령 55세 이상 74세 이하 하루 한갑씩 30년 넘게 담배를 펴온 흡연자들로 모두 8천여명으로 추산됩니다. 5. "VR로 독도 수중 생태계 보세요"

독도 바닷속을 촬영해 VR로 가상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정책입니다. 독도독립문, 천정국, 문어굴 등 주요 15개 포인트를 360도 수중 영상 촬영해 VR컨텐츠를 만드는 겁니다. 정부는 독도를 시작으로 향후 바다속을 가상탐험할 수 있는 해저로드뷰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6. 프로·아마 통합 축구 리그 도입

말그대로 프로와 아마 축구를 연계한 통합 리그제를 도입하는 겁니다. 각 리그별 상위팀은 상부리그로 승격하고, 하위팀은 하부리그로 강등되는 승강제를 적용해 K1~K2는 프로리그, K3~K4는 세미프로, K5~K7은 아마추어 식으로 나눠서 운영할 계획입니다. 기초 지자체 단위로 142개 리그를 신설하고 경기를 개최한다는 방침입니다.

7. 감정노동자 컨설팅 

전화교환 상담원이나 콜센터 상담사들, 직접 손님을 대하는 점원 등 감정노동자들은 일부 무례한 고객들의 행동이나 폭언에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잦죠. 이런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상담, 컨설팅을 해주는 사업입니다. 전국 1천개소에서 직무 스트레스 관리기법과 상황별 대처요령을 설명하고, 컨설팅을 지원합니다. 또 감정노동 자기보호 메뉴얼을 제작해 보급도 한다고 합니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하기엔 어려워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취지는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