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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몸도 마음도 지친 박성현, "이젠 매니저가 있어야겠네요"

[취재파일] 몸도 마음도 지친 박성현, "이젠 매니저가 있어야겠네요"
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 우승으로 시즌 7승과 함께 통산 10승째를 달성하며 시즌 상금 12억 원, 누적 상금 20억원을 돌파한 박성현은 이제 KLPGA투어 역대 한 시즌 최다승(9승,신지애)과 시즌 최다 상금(12억 897만 원,김효주), 그리고 통산 최다 상금(25억 원,김하늘) 기록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박성현이 정말 대단한 이유는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않고 강철 체력과 정신력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박성현의 어머니는 그제 우승 직후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성현이의 몸은 안아픈 데가 없다. 치아에서부터 왼쪽 무릎, 옆구리 통증까지 있지만 전혀 내색을 하지 않고 그냥 친다. 옆에서 보기에 걱정될 정도인데  지난 주  '고의 기권' 논란까지 불거져 마음에도 크게 상처를 입었다. 딸 아이의 몸과 마음이 지금 너무 지쳐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박성현은 평소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피곤하다'는 말을 절대 밖으로 내뱉지 않습니다.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빡빡한 대회 일정 때문에 체력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아직까지 부담되지는 않는다. 남은 대회도 모두 출전하려고 한다. 몸이 엄청 아프거나, 쓰러질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올시즌을 돌이켜보면 박성현은 병원 신세를 지거나 병원에 갈 뻔한 상황들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지난 겨울 동계 훈련을 떠나기 직전에는 고질적인 다리 통증 때문에 '하지 정맥류 '수술을 받았는데, 당시 박성현은 주변 사람들을 괜히 걱정시키기 싫어 수술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고  수술 후에는 조용히 미국으로 전지 훈련을 떠나 LPGA투어 대회까지 세 차례나 출전하고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국내 투어에 복귀하자마자 심한 감기 몸살을 앓아 '콜록콜록' 기침을 달고 다니면서도 삼천리 투게더오픈과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투혼을 보여줬습니다.

또 7월 US여자오픈 때는 대상포진으로 옆구리에 통증을 느끼면서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공동 3위로 선전해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탈이 난 대회가 US여자오픈 바로 다음 주에 국내에서 열린 BMW 챔피언십이었습니다. 박성현은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대상포진이 완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날 프로암 대회에 나갔고 이어 곧바로 대회에 출전했다가 2라운드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기권하고 말았습니다.

박성현에게는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충분히 쉴 수가 없었습니다. 7월 말에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도 다녀왔습니다. 치통까지 생겨 음식도 제대로 씹지 못하고 온 몸 구석 구석이 쑤시고 아팠지만 그녀는 묵묵히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갔습니다. 8월 국내 무대에 복귀하자마자 한 달만에 3승을 쓸어담는 괴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3라운드 때 지연플레이로 1벌타를 받고도 정신적인 충격을 이겨내고 기어이 4타 차 역전 우승을 일궈내 직전 대회의 '고의 기권' 의혹 등 모든 논란을 잠재웠습니다.    

인기가 치솟다 보니 출전하는 모든 대회의 프로암 라운드에 초청돼 스케줄은 갈수록 빡빡해지고 몸은 점점 피곤해집니다. 박성현은 대회가 끝나자마자 어제도 이번 주 열리는 KLPGA 챔피언십의 프로암 대회에 참가하느라 예정된 방송 출연은 하지 못했습니다.
평소 방송 출연 때 매니저도 없이 직접 차를 몰고 방송국에 와서 "주차 어디에 해야 돼요?"라고 묻는 선수가 바로 박성현입니다. 그러면서도 피곤하다는 말은 단 한 번도 입 밖에 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멋져 보입니다.

그동안 매니저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쳤던 박성현의 어머니는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처음으로 매니저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이젠 정말 매니저가 있어야 겠네요. 운전도 해주고 스케줄 관리도 해주고 긴급한 상황 생길 때 현명한 판단도 해 줄 수 있는 좋은 분 있으면 추천 좀 해주세요."

박성현은 올시즌 15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기권한 대회를 제외하면 13개 대회에서 7승을 올렸습니다. 승률이 무려 53.8%입니다.

그리고 올시즌 남은 대회에 대부분 출전할 예정입니다. KLPGA투어는 9개의 대회가 남아있고 그 중에 3개가 메이저대회(이수그룹 KLPGA선수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입니다. 중간에 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과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도 나갈 계획입니다. 

불과 2년 사이에 KLPGA투어의 최고 스타로 자리잡은 박성현이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또 어떤 새로운 기록들을 써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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