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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선시계 '째깍째깍'…잠룡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취재파일] 대선시계 '째깍째깍'…잠룡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2017년 12월 20일. 19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1년 석 달하고 20일 남았다. 대선 잠룡들의 발길이 빨라질 때가 됐다.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싱크탱크와 외곽 조직이 속속 정비되고 있다.

대선시계는 야권에서 먼저 돌기 시작했다. 8.2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대표가 선출되면서 시작된 현상이다. 전당대회 결과가 ‘이래도文 저래도文 돌고돌아文’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세론이다. 경선을 관리할 추미애 대표가 있는 한, 더민주에서 문재인 대세론은 공공연하고 공고해보인다.

추 대표는 “가장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를 깍아 내려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전당대회를 전후해 당내 균형추는 확실히 친문진영으로 기울었고 당내 경쟁자들의 입지는 그만큼 줄어들었다. 이제 경선은 하나마나라는 섣부른 전망이 나올 정도다.
대구의 김부겸 의원이 8월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김부겸의 출마선언은 두 문장으로 정리된다. 첫째, ‘대세론=필패”  둘째 “제3지대 관심없다” 참으로 김부겸답다. 출마선언문을 정리해보자. “친문당이 됐으니 경선도 끝났다는 말이 나돌고 이대로 평이하게 가면 호남을 설득하지도 중간층을 끌어오지도 못한다.

대세론은 무난한 패배의 다른 이름이다. 소위 제3지대론에 관심없다. 여기서 안되면 저기가고 저기서 안되면 또 다른데 가는게 제3지대냐. 당내에서 싸우겠다” 대구에서 번번이 떨어지면서도 끝내 더민주 후보로 배지를 단 김부겸다운 출마선언문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일 대권 출마선언을 했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 생일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안 지사도 기자회견이 아닌 페이스북을 선택했다.  "친문도 비문도 뛰어넘어 김대중 노무현의 못다 이룬 역사를 완성하겠다" 출마선언의 핵심 메시지다.

안희정은 스스로를 ‘몸 풀고 있는 불펜투수’로 규정해왔다. 이제 마운드에 올라선 셈이다. 안희정의 대권 도전은 필연적으로 문재인과의 관계 재정립으로 이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적 뿌리로 한 ‘노무현의 후예들’이 대권 경쟁자로 바뀌는 것이다.

문재인-안희정의 경쟁은 친노진영 분화의 분기점이 될수 있다. 친노진영이 친문재인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안희정의 도전은 친노세력 지형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안희정은 당초 출마선언 'D데이'를 연말로 잡았지만 8.27 전당대회 후 문재인 대세론이 확산되자 출마 선언을 앞당겼다는 후문이다.   

대선출마 선언이 잇따르며 공정한 경선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자 추미애 대표는 “꽃가마는 없다”고 선언했다. 공정한 경선 관리를 약속한건데, 그만큼 추 대표는 친문그룹의 대변자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대선출마 선언 시간과 장소로 8월28일 광주를 선택했다. "반드시 정권 교체하라는 명령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제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선만큼은 반드시 완주한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광주에서 대권도전을 선언한 자체가 야권 지지층을 향한 상징적 메시지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선가도를 달려나가겠다는 의지이고 동시에 문재인 야권후보 대세론에 제동을 건다는 포석이다. 안철수 대선전략의 키워드는 ‘대선 플랫폼’이다. 좌우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 개혁세력을 대표하는 주자들을 국민의당으로 모아 공정경선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안철수는 각각 친박과 친문으로 재편된 새누리와 더민주를 '양 극단 세력'으로 규정하고 국민의당을 '합리적 개혁세력'으로 부각했다. 이를 위해 손학규 전 고문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에 이어 스스로도 강진으로 내려가 손학규를 만났다. 배석자 없는 단독회동이었는데,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민의당으로 넘어오란 것이다.  안철수는 자신이 제시한 플랫폼과 제3지대론을 명확히 구분한다. 안철수가 구축한 플랫폼에 손학규, 정운찬이 들어와 경선을 하자는거지, 제3지대로 옮겨 one of them으로 참여하진 않겠단 뜻이다. 
반대로 손학규 전 고문에겐 갑갑한 형국이다. 더민주에 남자니 문재인 대세론이 강하고, 국민의당으로 가자니 안철수 들러리 가능성이 높다. 손학규로선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손학규의 정계복귀는 기정사실이지만 시기는 연말쯤이나…” 손학규 측근은 말끝을 흐릴수 밖에 없다. 이해가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내에서 나도는 ‘기권설’을 일축하듯 정책자문기구 ‘희망새물결’을 곧 출범할 예정이다. 사실상 대권출마 선언이나 다름없다. 김민영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 오성규 서울시설관리공단 전 이사장, 서왕진 전 서울시 정책특보가 핵심인데, 3백명 넘는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한다. 사실상의 대선캠프라는 해석이 나온다.

야권 잠룡들의 활발한 움직임과는 달리 여권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반기문이라는 메머드급 잠룡 때문이다.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대표가 선출되면서 당은 친박진영으로 재편됐다. 친박계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영입을 전제로 대선전략을 짜고 있다는 의중을 감추지 않는다.

태평양 건너 반기문은 입을 다물고 있는데, 새누리당 내에선 “반기문 말고 누가 있냐”는 인식이 팽배하다.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 정도가 지지자 모임 행사등을 통해 세를 과시하는 수준이다.

오히려 당 밖에서 차세대 리더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개발연구원을 사실상의 대선 싱크탱크로 활용하고 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공생연구소’를 열고 4.13 총선 패배 후 정치행보를 재개했다.

여권 잠룡들의 고민은 새누리당내 최대계파인 친박계가 자신들을 쳐다보지 않고 반기문 총장쪽만 바라본다는 점이다. 반기문의 잠재적 폭발력은 그만큼 크지만, 검증되지 않은 후보라는 점이 불안감의 근원이다. ‘정치는 生物이다’ 살아있는 동물처럼 움직이는 정치판의 불확실성 속에 대선시계는 째깍째깍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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