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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트럼프 국경장벽에 우리 돈 내라니…터무니없다"

니에토, 트럼프 초청 비판 역풍…"대국민 홍보 재앙"

멕시코 정부가 1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 국경 장벽의 설치비용을 멕시코가 전액 내도록 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트럼프가 전날 멕시코를 전격 방문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회동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공식 반응이다.

에두아르도 산체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한 멕시코 현지 라디오에 출연해 "장벽 건설 구상과 건설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해야 한다고 믿는 것은 아주 터무니없는 발상"이라며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산체스 대변인은 "그들(트럼프 진영)이 국경장벽 건설을 원한다면 멕시코는 장벽 건설에 단 한 푼도 내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反) 이민 기조를 고수해온 트럼프는 전날 애리조나 주(州)에서 이민공약을 공개하기 몇 시간 전 멕시코를 깜짝 방문해 니에토 대통령과 만나 장벽 건설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불법이민과 마약밀매 등을 막기 위해 미-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비용을 멕시코가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나 강간범으로 비유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러나 70분간의 회동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니에토 대통령과 장벽 건설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가 멕시코를 떠난 뒤 트위터를 통해 "회동 초반부에 트럼프가 멕시코에 부담시키겠다고 주장한 장벽 설치비용을 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회동 후 몇 시간 뒤 미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행한 이민정책 연설에서 "멕시코가 장벽 건설 비용의 100%를 댈 것"이라며 말을 뒤집었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 방문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자 멕시코를 위협하는 뉴욕 사업가 출신인 미 대선 후보를 초청한 배경을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내가 도널드 트럼프를 만난 이유'라는 제목의 엘 우니베르살 기고문에서 "공과 사를 떠나 트럼프의 발언으로 멕시코인들이 기분 상하고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와 멕시코인에 대한 왜곡되고 부정적인 인식에 기반을 둔 트럼프는 우리를 동맹국이나 파트너로 대하지 않았다"며 "나는 이런 트럼프에게 양국 간의 미래 협력은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점을 전달했고 트럼프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보이는 니에토 대통령에게 멕시코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트럼프의 방문은 최악의 대국민 '홍보 재앙'이 될 것이라고 AP통신은 진단했다.

니에토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과 범죄자로 비하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하지 않은 데다 트럼프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장벽 건설 주장을 면전에서 하는데도 조용히 옆에 서 있었던 모습에 많은 멕시코인이 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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