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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급수 물고기 안심하고 먹었는데…기생충 '득실'

<앵커>

피라미, 갈겨니, 참몰개, 모래무지. 모두 깨끗한 1급수에 사는 토종 민물고기들입니다. 그래서 민물고기긴 하지만 날로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죠. 그러나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기생충인 간흡충이 대량으로 나왔고, 이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가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송인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참붕어를 잘게 갈아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봤습니다.

동그란 막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립니다.

간디스토마로도 알려진 간흡충입니다.

참붕어뿐 아니라 돌고기와 참몰개 등 1급수의 맑은 물에 사는 토종 물고기들에서도 마리당 최대 3천 개 넘게 발견됐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간흡충에 많이 감염된 민물고기 10종을 선정했는데, 참붕어 빼고 9가지가 1급수에 사는 물고기였습니다.

[조신형/질병관리본부 보건연구관 : 우리나라 고유종의 민물고기는 근본적으로 다 감염되어 있다. 한 마리를 먹었을 때도 치명적인 감염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맑은 물에 살면 기생충이 없고 날로 먹어도 된다는 상식을 깨는 조사 결과입니다.

[강원도 지역 주민 : (어떻게 먹어요?) 껍질 까서. 쫙 벗기면 벗겨져요. 그러면 그냥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어요.)]

몸 안에 들어오면 담즙의 이동 통로인 담도에서 20년 넘게 기생합니다.

복통과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담도암을 일으킵니다.

국내 담도암 환자 230여 명을 처음으로 추적한 결과 25%가량이 간흡충과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선미/충북대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 (간흡충은) 담도를 따라서 쭉 올라가게 돼요. 여기 작은 관들이 있잖아요. 이런 데서 간흡충이 살게 됩니다.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다 보니까 거기서 암이 시작되는 거죠.]

질병관리본부는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국가 건강검진에 간흡충 항목을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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