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이탈리아가 문화 상품권 배포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극단주의 대응에 나서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9월 15일부터 만 18살이 된 이탈리아 청년들에게 모두 500유로(약 63만 원)에 달하는 문화 바우처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유가증권을 이같이 배포하는 배경에는 청년들에게 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테러 대비책이라는 다른 정책 목표도 있습니다.
현재 청년 실업률이 35% 넘게 치솟은 이탈리아는 이번 정책이 젊은이들이 국가관을 긍정적으로 바꿔 극단주의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정책시행 계획을 발표하며 극단주의 세력에 대해선 군사적으로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으로 대항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를 '문화 전투'라고 지칭하며 "그들(극단주의자들)이 테러를 구상하면 우리는 문화로 답하면 되고, 그들이 조각상을 파괴해도 우리는 계속해서 예술을 사랑해야 한다"고 정책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정책의 총 책임자인 톰마소 나니치니 정무차관도 이번 정책은 아주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18살이 된 청년들에게 문화가 개인의 삶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사회적 뼈대를 강화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주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WP는 문화상품권 무료 지급이 이탈리아의 가장 큰 자산인 문화를 내세운 대테러 정책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탈리아 야권은 이번 정책이 청년 투표권을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일부 대테러 전문가들은 정책이 이탈리아 청년들의 급진화를 막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외에서도 문화나 사회적 방법을 통해 테러에 대응하려는 국가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급진화할 가능성이 있는 청년들에게 상담을 지원하는 '채널' 프로그램을 운영한 영국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무슬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모는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랐습니다.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무엇이 최선의 방법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말할 수 있다"며 "이러한 대테러 정책을 집행할 때 일부 사람들이 밖으로 내몰렸다고 느끼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문화 바우처는 인종과 종교와 관계없이 EU 시민권을 가진 모든 18세 청년들에게 지급됩니다.
총 3억 유로(3천800억 원)가 정책 예산으로 책정된 가운데 수혜자는 5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바우처를 내려받아 사용처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극장과 박물관 입장은 물론 전시나 연극 관람, 도서 구입 등에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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