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130억 유로(약 16조2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세금을 추징하기로 한 유럽연합(EU)의 결정을 이끈 이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48)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다.
그는 EU 집행위원회가 30일(현지시간) 아일랜드의 애플에 대한 감세 조치가 EU 법규 위반이라고 발표하는 자리에 직접 나와 "EU 회원국은 특정 기업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할 수 없다"고 못 박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EU가 구글, 스타벅스, 아마존, 가스프롬, 애플 등 거대기업들의 조세회피 의혹에 대한 조사 강도를 높여 가는 가운데 그 선봉에 선 베스타게르 위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베스타게르는 2014년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이끄는 EU 집행위원회에 시장 내 독과점·담합·합병·국고 보조를 감시해 공정경쟁을 총괄하는 경쟁 담당으로 합류했다.
특히 다국적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에 초점을 맞추면서 피아트, 스타벅스, 아마존 등 다국적 기업들이 철퇴를 맞았다.
그는 "정부가 자신의 몫을 지불하지 않는 기업을 내버려두는 것은 그 기업에 돈을 쥐여주는 것과 같다"는 생각으로 다국적 기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과 조세회피 의혹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작년 EU가 정보기술(IT)업체 구글과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잇따라 제소하는 데도 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은 자사의 쇼핑 서비스에 유리하도록 웹 검색 결과를 왜곡했고, 가스프롬은 중부와 동부 유럽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혐의였다.
이번에 아일랜드에서 세금을 감면받은 애플에 대해서 베스타게르 위원은 "애플에 대한 아일랜드의 결정은 지난 20년간 EU의 규정을 위반해 애플의 세금 부담을 인위적으로 줄인 것"이라며 "애플은 그 혜택을 토해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런 모습을 경제전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베스타게르는 기업에는 최악의 악몽"이라고 요약하기도 했다.
모국 덴마크에서도 그는 쉽게 굽히지 않는 강한 이미지가 있는 스타 정치인이었다.
2011~2014년 덴마크의 첫 여성총리인 헬레 토르닝-슈미트가 이끄는 연립정부에서 부총리·경제장관을 지낸 베스타게르 위원을 토르닝-슈미트 총리가 집행위원으로 추천했을 때 덴마크에서는 "대하기 어려운 장관을 외부로 보내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가 큰 인기를 끌자 소수정당 여성 정치인이 총리가 되는 줄거리를 담은 덴마크의 TV 드라마 히트작 '보르겐'이 슈미트 총리가 아니라 베스타게르를 모델로 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는 연정 파트너 정부들을 압박함으로써 덴마크의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퇴직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도록 하는 경제 개혁을 주도했다.
처음 베스타게르의 주장에 반발했던 덴마크 국민도 그의 경제 개혁 의지에 공감하면서 지난 선거에서 사회자유당에 대한 지지율은 9.5%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에게는 악몽 같은 존재더라도 베스타게르는 집에서는 돌아오면 뜨개질이나 빵 굽기를 즐기는 평범한 여성이라고 BBC는 전했다.
그의 남편은 고등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부부는 슬하에 세 딸을 두고 있다.
베스타게르는 가족을 중시해 학업 때문에 덴마크에 남은 큰 딸을 제외하고는 모든 가족이 그를 따라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로 이주했다.
집으로 돌아오면 트위터를 즐기는 그는 현재 팔로워 16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그의 트윗은 정치와 좋아하는 취미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연합뉴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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