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규모 6.2의 강진이 이탈리아 중부 산악지방을 강타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 지진 현장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피가 묻은 검은색 베일을 쓴 한 수녀가 길가에 주저앉아 누군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이 사진은 이번 지진의 참상을 알리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수녀는 희망을 뜻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사진의 주인공은 알바니아 출신의 마리아나 레시(35) 수녀.
마리아나 수녀는 이날 지진의 최대 피해 지역인 라치오주(州) 아마트리체의 돈 미노치 수녀원에서 잠을 자다 지진을 맞았고, 함께 일하던 한 청년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구조됐다.
그는 구조된 후 흔들림이 멈추지 않았던 땅바닥에 주저앉아 알바니아의 친지들에게 자신이 살아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 장면은 이탈리아 안사통신의 사진기자에게 포착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마리아나 수녀는 25일 수녀회의 모원이 있는 아스콜리피체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수녀원 벽이 무너져내릴 때만 해도 자신이 죽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먼지와 피에 범벅된 채 잠에서 깨어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차리자마자 방 밖으로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함께 있었던 6명의 동료 수녀들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수녀회가 운영하던 요양원에서 여성 노인 5명을 함께 돌보고 있었다.
그는 "구조의 희망이 사라지기 시작했을 때 친구들에게 제 영혼을 기도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다"며 "또 그들에게 잘 있으라는 작별 인사도 했다"고 회고했다.
마리아나 수녀는 가족들에게는 도저히 작별 문자를 보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충격으로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수녀들과 함께 노인 환자를 돌보던 한 청년에 의해 목숨을 구했다.
그는 "당시 '마리아나 수녀님, 마리아나 수녀님'하고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며 청년을 자신의 '천사'라고 불렀다.
마리아나 수녀는 구조된 후 머리에 몇 바늘을 꿰매고 퇴원했지만, 그와 함께 일하던 수녀 3명과 환자 4명은 결국 희생됐다.
그는 다음 달 4일 열리는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에 참석하기 로마에 갈 계획이었지만 지진의 공포와 충격은 아직 가시지 않아 가기 힘들 같다고 밝혔다.
마리아나 수녀는 "저에게 테레사 수녀는 알바니아의 상징이며 강한 여상의 표상이다"라며 "시성식에 가고 싶었지만 지진을 겪고 나니 가지 못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다는 간단한 사실만으로 안도한다며 "(친구들에게) 아듀라고 말했지만 결국 아듀가 아니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AP 연합뉴스)
"아듀라고 했는데 아니었다"…수녀 작별문자 보냈다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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