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이 미국으로 도피해 러시아 선수들의 조직적 도핑 사실을 폭로한 전 러시아 반도핑기구 고위 간부의 재산을 압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스크바 바스만니 구역 법원은 자국 인테르팍스 통신에 "수사기관의 신청을 받아들여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소유 부지에 대한 압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 산하 모스크바실험실 소장을 지낸 그리고리 로드첸코프는 지난 6월부터 권한 남용 혐의로 연방수사위원회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로드첸코프는 그러나 현재 미국에 머물며 러시아 수사당국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로드첸코프에 대한 재산 압류 처분은 그의 귀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 반도핑기구 산하 모스크바실험실 소장을 지낸 로드첸코프는 2014년 소치 올림픽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았지만, 작년 말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도핑 파문이 불거진 뒤 해임됐습니다.
이후 신변상의 위협을 이유로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현지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조직적 도핑 사실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로드첸코프는 지난 5월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가 개입한 조직적인 도핑으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가 최소 15명에 달한다고 폭로했습니다.
자신이 도핑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것을 도왔다고도 털어놨습니다.
로드첸코프의 진술로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의혹을 조사했으며, 러시아 육상을 비롯한 여러 종목 선수들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데 일조했습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그러나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한 로드첸코프가 사실은 세계반도핑기구 고위 인사의 지시를 받고 자국 선수들의 도핑 샘플 교체를 주도했다며 그를 형사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또 그가 사익을 위해 미국에서 구매한 금지 약물을 선수들에게 판매한 혐의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선 당국의 수사에 대해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을 폭로한 로드첸코프가 실제론 조직적 도핑을 주도한 핵심 인사 가운데 한 명이었음을 드러냄으로써 그의 권위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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