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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고커 문 닫았지만, 그 영향력은 영원할 것"

실리콘 밸리의 은둔형 거물 투자가 피터 틸. 9년 전 그는 한 온라인 매체에 의해 동성애자라는 사생활이 까발려졌다.

이후 그는 복수를 다짐했고, 그 매체가 거액의 소송에 휘말리자 상대방의 소송자금을 모두 대줘 승소하게 했다. 엄청난 액수의 배상과 소송비를 감당하지 못한 이 매체는 결국 문을 닫았다.

실리콘밸리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기로 유명했던 고커미디어가 바로 그 매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틸의 승리는 허무한 것이었다. 아마 어떤 이들은 그가 패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는 고커를 죽였을지라도, 나머지 뉴스 업계에 미친 고커의 감수성과 영향력은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닷컴 버블의 여파 속에서 창업한 고커는 최초의 온라인 뉴스 사이트도, 최초의 블로그 네트 워크도 아니었다.

그러나 고커는 온라인 뉴스의 가능성과 문화, 새로운 국면을 이해했던 진정한 의미의 첫 디지털 미디어 회사였다고 NYT는 평가했다.

그리고 그 이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또 반응하는지를 바꿔 놓으면서 IT 업계와 저널리즘의 새로운 혁명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이 고커를 싫어했다. 그들의 기사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들을 움찔하게 했다. 고커가 내걸었던 목표 가운데 하나가 '안주하는 이들을 괴롭히자'는 것이었으니.

그래서 고커를 한낱 '폭로 전문 가십매체'라고 폄하하는 이들도 있다.

NYT는 "고커의 옹호자들은 그 매체의 몰락을 초래한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의 섹스 테이프를 기사화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더욱 더러워졌을 것이라고 열을 올리며 말하겠지만 고커의 기사를 기꺼이 읽지 않는 이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 고커의 비리 파헤치기가 지나쳤음은 인정했다.

하지만 신문은 "사람들은 고커를 피할 수 있게 됐지만, 그 영향력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고커 기사의 스타일과 톤, 감수성과 본질적 사업 모델, 일의 흐름 등은 버즈피드와 VOX 같은 신생 온라인 매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CNN과 뉴욕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기성 언론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혁신은 인터넷은 어떤 것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그들의 감각이었다고 NYT는 평가했다.

인터넷은 항상 먹을 것이 필요한 야수이고, 더 뜨겁고, 더욱 분노할 어떤 것들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는 것을 고커는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이 때문에 정치·사업·언론 등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더 의심하고 그들과 반목하는 상태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또한, 인쇄시대의 기자들은 항상 지면과 독자의 궁핍으로 고통을 받았지만, 고커는 블로깅으로 인해 언론이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깨달은 선구자중 하나였다고 NYT는 평가했다.

그들은 다음에 쓸 아이템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독자들의 코멘트를 살피고, 팁을 얻고, 사이트를 클릭했으며, 관심이 있거나 귀동냥을 해서 들었거나, 의심이 드는 모든 것들은 모두 기사가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양'을 중시하는 언론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신문은 "고커 이후 언론은 주말도 휴가도 제대로 찾아 먹지 못하는 혹독한 경쟁 체제 속에서 살아야 했다"면서 "지금은 그것이 너무 당연한 것 같지만, 2000년대 초기 고커가 그런 일을 처음 할 때는 제정신이 아니라고들 생각했다"고 말했다.

NYT는 "수많은 인터넷은 아름답고, 또 수많은 인터넷은 끔찍하다"면서 "그 둘 다 고커의 탓"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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