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달 넘게 이어진 폭염의 기세가 모레(26일)부터 꺾인다고 하는데 이제는 가뭄이 걱정입니다. 저수지 곳곳이 바닥을 드러냈고, 농민들은 애타는 마음에 기우제까지 지내고 있습니다.
정구희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안성의 저수지입니다.
점점 바닥이 드러나면서 잡초만 무성합니다.
원래는 제가 있는 이곳까지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비까지 내리지 않아 황폐한 모습입니다.
저수지 바닥도 거북이 등처럼 메마른 채 쩍쩍 갈라졌습니다.
[김영조/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관리 부장 : 현재 저수율이 16%밖에 안 됩니다. (가뭄이 심했던) 전년도만 해도 30퍼센트가 넘었는데 작년보다도 8월 가뭄이 워낙 심해서.]
고춧잎은 바싹 말라 버렸고 가뭄에 강하다는 고구마도 잎이 누렇게 타들어 갑니다.
김장 무와 배추 모종을 준비했지만, 비가 오지 않아 언제 심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유갑동/충남 부여군 농민 : 심을 시기가 됐는데, 지금 심어봤자 죽으니까 배추가. 심을 수도 없고, 그래서 마음이 답답하네요, 답답해.]
애타는 마음에 기우제를 지내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비와 풍년을 빌어봅니다.
이달 들어 내린 비는 평년의 15% 수준, 완도와 진도에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고 인천과 수원에 내린 비도 1mm가 안 됩니다.
오늘도 창녕 기온이 37.4도까지 올라가는 등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기록적 폭염은 내일 밤늦게부터 비가 조금 내리면서 꺾일 전망입니다.
하지만 9월에도 늦더위가 예상돼 여름 가뭄이 가을 가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이은석 TJB,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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