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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보다 늦은 기록…한국 마라톤의 추락

<앵커>

1936년 고 손기정 옹을 시작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황영조 선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이봉주 선수까지,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마라톤에서 우리나라는 빛나는 위업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20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이번 올림픽에선 최하위권으로 떨어졌습니다.

얇은 선수층에 빈약한 지원이 가져온 한국 마라톤의 추락을 한세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세찬 비가 내렸지만, 케냐의 킵초게는 역주를 거듭한 끝에 2시간 8분 44초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킵초게가 결승 테이프를 끊는 순간, 손명준과 심종섭은 8km나 뒤처진 34km 지점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손명준이 결승선에 나타난 건 그로부터 27분이나 지나서였습니다.

완주한 선수 140명 가운데 131번째였습니다.

심종섭은 이보다 7분이나 더 늦은 2시간 42분으로 138번째로 들어왔습니다.

여자 선수들보다 늦은 건 물론, 고 손기정 옹이 80년 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운 기록보다 13분이나 늦었습니다.

바로 뒤에 들어온 일본 코미디언 출신 캄보디아의 다키자키와도 3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다키자키가 특유의 '뽀빠이' 춤으로 환호하는 동안, 우리 선수들은 말없이 고개만 떨어트렸습니다.

얇은 선수층과 빈약한 지원에,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20년째 '노메달'에 그친 겁니다.

[이봉주/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리스트 : 결과에 대해서는 반성을 많이 해야죠. 누구한테 탓할 것도 아니고, 정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기록이 나온 거죠.]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마라톤 후진국 신세는 면하기 힘들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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