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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했쟈냐∼”…캄보디아로 귀화한 日 개그맨의 도전이 우습지 않은 이유

“완주했쟈냐∼”…캄보디아로 귀화한 日 개그맨의 도전이 우습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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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개그맨으로 캄보디아로 귀화해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다키자키 구니아키(만 39세)가 155명 중 139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완주한 140명의 선수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였지만, 그는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의 예명은 네코 히로시로 네코(描)는 일본어로 고양이라는 뜻입니다. 그는 2003년 데뷔하여 고양이 캐릭터로 활동하며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 낸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큰 인기를 얻진 못했습니다.

그러다 2009년 출연한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하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는 한 출연자의 농담을 들은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그 후 그는 이 무모한 생각을 실제로 실행시키기 위해 2011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어냈지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적어도 국적을 얻은 지 1년이 지나야 한다”며 다키자키의 출전을 불허해 출전이 무산됐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비교적 적어 오히려 그의 출전을 반겼지만, 일본에서는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는 “올림픽이 장난이냐”, “다키자키 때문에 출전하지 못한 캄보디아 선수가 불쌍하다” 등의 얘기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다키자키는 뛰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런던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그 날도 40km를 뛰었습니다. ‘아직 할 수 있다’는 결심을 하고 리우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당시 34살. 그는 “나이는 생각하지 말고, 무엇이 됐든 매일 30km씩 뛰자”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힘든 훈련들을 견뎌낸 결과, 그는 2008년, 3시간 48분으로 첫 완주에 성공한 지 7년 만에 2015년 2월 도쿄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27분 52초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올 시즌에는 2시간 44분 02초로 캄보디아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워 리우 올림픽 대표로 당당히 선발됐습니다.
캄보디아 국가대표 선수들과 (출처: 네코 히로시 트위터)
 
그는 올림픽 개막 전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능인지만, 리우에서는 최선을 다해 뛸 겁니다. 캄보디아 국가 대표로 뽑아주신 것에 대한 ‘고양이의 보은’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2시간 45분 44초를 기록한 그는 자신의 개인 기록을 넘겠다는 목표를 끝내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완주한 것이 뿌듯한 듯 ‘냐~’(‘냐옹~’의 일본말)라는 특유의 고양이 흉내를 내며 유쾌하게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완주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최고였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캄보디아어로는 (‘냐~’가 아니라) ‘먀~’라고 하지만요”라고 농담을 해 주위를 웃게 했습니다. 4년 뒤 맞이할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어요. 하지만 (나이로 봤을 때) 고양이였다면 이미 3번 정도 죽었을 걸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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