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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사장 "LNG 시장 급변…직접 가스 캘 것"

이승훈 "비싸게 LNG 사는 상황 끝내야…자원개발 방식 전면 개편"<br>"직원 비리 반드시 근절할 것…혁신위 가동"

가스공사 사장 "LNG 시장 급변…직접 가스 캘 것"
▲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이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수요가 줄면서 메이저 공급사들이 우리에게도 출자 기회를 주려 합니다. 이를 통해 직접 가스를 캐고 액화해서 들여오면 단가를 더 낮출 수 있습니다. 지금이 자원개발 투자 적기입니다." 경제학자 출신인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의 논리에는 날이 서 있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가스공사가 자원개발 방식을 완전히 개편해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게 드러났다.

지난 7월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승훈 사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채굴해 액화해 놓은 LNG를 비싸게 장기계약해서 들여오는 재래식 가스 도입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남은 임기 2년에는 우리가 직접 개발하고 가스를 액화해 생산 원가로 싸게 도입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가스공사가 가스 채굴 프로젝트에 제대로 뛰어들지 못한 것은 메이저 에너지 회사들이 다른 회사의 진입에 두꺼운 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파트너 회사에 프로젝트의 지분 30% 이상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체로 지분 비중이 10%대로 줄어들면 액화나 운영 등 핵심 노하우에 접근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

발전 등 단순 분야에서 운영 지원을 하는 데 그치기 일쑤다.

이승훈 사장은 "LNG 시장은 공급자가 완전히 장악하는 시장이었는데 물량이 많아지고 글로벌 수요가 침체하면서 공급자들이 다급해졌다"며 "셸, 엑손 모빌 등 투자를 잘 안 받아줬던 특A급 회사들도 지금은 생산된 가스를 사 준다면 투자에 끼워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이 사장의 생각이 정부의 공기업 해외자원개발 제한 방침과 부딪치지는 않을까.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가스공사에 대해 앞으로 비축, 도입 연계산업에 집중하게 하고 신규 투자는 원칙적으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륙붕, 민간 지원 등 정책적 필요성이 큰 경우에만 투자를 인정하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공기업이 어떻게 정부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겠나. 개발해서 도입하겠다는 점은 정부의 공기업 기능 조정 정책과도 맞는 방향"이라며 "개발한 뒤 우리나라로 들여오지 못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결국 도입 관련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소득이 있다"고 밝혔다.

가스 개발은 상류(탐사·개발·생산), 중류(수송), 하류(LNG 액화플랜트), 판매(LNG 도입)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상류 부문 수익이 높지만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메이저 사보다 크게 뒤져있다.

이 사장은 "상류 부문은 액화 관련 공학 기술 외에도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운영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이 노하우를 배우려면 메이저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끼어 공동 주인이 돼야 하는데 요즘 그 기회가 열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메이저사와 공동 파트너가 된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역량, 가스 도입 단가 문제 등과 촘촘하게 맞물리는 핵심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가스공사는 이란-오만 해저배관사업, 쿠웨이트 알주르 터미널 기술사업, 모잠비크 FLNG 사업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란의 해저배관사업은 곧 가시화될 것이며 파이프라인 공사, 가스전 개발 등 추가 사업이 몇 개 더 이란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셰일가스를 액화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분야와의 협력과 관련해서는 "사업만 따내면 EPC(설계·구매·시공 일괄 수행) 분야 등을 국내 기업과 나눌 것"이라며 "민간 분야와 함께 지분 투자에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년 넘게 대학 강단에 섰던 이 사장은 최근 직원 비리 의혹과 관련해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직원 30여 명이 협력업체로부터 향응을 받은 혐의로 감사원 감사를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혁신위원회를 가동해 비리 근절에 나서고 있다.

조홍식 서울대 법대학장이 위원장을 맡은 혁신위원회는 청렴문화, 조직·직제, 인사 혁신 등 3개 반으로 이뤄졌다.

이 사장은 "단순한 일회성 '쇼잉'이 아니라 그런 일이 생기면 반드시 적발되도록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며 "조직 내 개방형 직위에 외부 인사를 모셔오는 방안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소속 태권도단 김소희에게 5천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동메달을 딴 이대훈과 차동민 등도 가스공사 소속이다.

이 사장은 "금메달 세 개에 대한 포상금 1억5천만원을 준비하라고 했다"고 웃으며 "준비한 포상금을 다 쓰지 못해서 아쉽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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