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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리·이대훈 "재미없는 태권도? 정말 억울해요"

오혜리·이대훈 "재미없는 태권도? 정말 억울해요"
"우리는 이겨야 하는 데 국민에게 재미까지 줘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두 가지 다 만족하기는 어렵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재미 논란'에 빠졌다.

시원하고 호쾌한 발차기를 기대하는 팬들의 바람과 달리 이해하기 어려운 득점 상황과 시간 끌기 상황이 벌어지며 지루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선수들은 팬들의 반응에 동감하지만, 금메달을 목표로 올림픽 무대에 나선 상황에서 '재미와 메달'을 동시에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여자 67㎏급 금메달리스트 오혜리(28·춘천시청)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태권도의 '재미 논란'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오혜리는 "일반호구를 사용할 때는 많이 때리고 맞는 경기를 했었다"라며 "전자호구로 바뀌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권도가 재미없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솔직히 경기하는 데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무작정 공격하려고 들어가다가 실점하면 안 되는 데 자칫 재미없는 경기를 한다는 말을 들을까 혼란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야 하는 상황인데 팬들에게 재미까지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런 것 때문에 금메달을 놓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오혜리는 "먼저 금메달을 딴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는 공격적 스타일의 태권도를 구사하는 데 몇 경기만으로 실력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며 "재미없는 태권도를 했다는 논란 때문에 김소희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남자 68㎏급 동메달리스트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도 "경기의 '재미 유무' 때문에 선수들이 질타를 받는 상황이 아쉽다"며 오혜리의 말을 거들었다.

그는 "못하는 선수끼리 붙으면 정말 재미있다. 무작정 치고받으면서 어떨 때는 40점대 점수도 나온다"며 "올림픽에서는 워낙 실력이 좋은 선수끼리 대결하다 보니 조심스럽게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재미없게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의 재미는 상대 선수에 따라 달라진다. 남들이 보기에 재미없는 경기를 해야 이길 수 있는 상황도 생긴다"라며 "김소희가 만난 선수들이 이런 경우라고 본다. 김소희는 재미없게 경기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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