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사이클 경기장서 오토바이 타는 男…숨은 조력자

<앵커>

사이클 경기가 열리는 벨로드롬에서 유일하게 자전거가 아닌 오토바이를 타는 남자가 있습니다. 

경륜 종목에서 선수들의 짜릿한 레이스를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이색적인 자원봉사자 인데요, 김형열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전기 모터에 속도계까지 달린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가면 선수들의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더니'로 불리는 이 사람은 선수들의 페이스를 이끄는 역할을 합니다.

전력을 다해 페달을 밟는 선수들 앞에서 별 힘 안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옆에서 보기와 달리 더니의 역할은 결코 작거나 단순하지 않습니다.

경륜 종목은 더니가 시속 30km로 시작해, 50km까지 속도를 끌어올린 뒤 5바퀴 반을 달리다 옆으로 빠지면, 힘을 비축한 선수들이 2바퀴 반을 전력으로 달려 순위를 가립니다.

선수들은 절대로 더니를 추월할 수 없는데, 오늘(17일) 결승전에서는 이를 어긴 선수가 연이어 나와 두 차례나 재경기를 치렀습니다.

더니는 또 등에 카메라를 달아 생동감 넘치는 중계에도 일조합니다.

[이보 지버트/경륜 '더니' : 바퀴 수에 맞춰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하고 뒤따르는 선수들의 엄청난 에너지도 느낍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어린 시절 선수로 올림픽 출전을 꿈꿨다는 지버트씨가 더니 역할을 맡았는데, 선수로는 아니지만 올림픽 무대를 달리는 꿈을 이뤘다며 감격한 모습이었습니다.

['더니'를 하겠다는 꿈을 꾸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다시 '더니' 자원봉사를 할 것 같아요.]

주연은 아니어도 선수들의 레이스를 돕고 이끄는 역할로 더니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조무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