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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멈추지 않는 8월 폭염, 일부 지역 1994년보다 심각

내리지 않는 비, 타들어가는 밭작물

[취재파일] 멈추지 않는 8월 폭염, 일부 지역 1994년보다 심각
마치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동차 같습니다.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놓지 않는 폭염 말입니다. 이제 그만 물러날 때도 됐지만, 요지부동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연일 낮 기온이 35℃를 오르내리고 있고, 열대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 여름 8월 폭염이 얼마나 혹독한지는 기록으로도 나타납니다. 특히 서울의 폭염이 대단한데요,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1994년과 비교해도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1994년 8월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의 평균기온은 29.4℃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 평균기온은 29.7℃로 1994년보다 오히려 0.3℃가 높습니다. 최고기온 역시 1994년보다 높은데요, 올 8월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의 최고기온 평균은 34.4℃로 1994년의 33.7℃ 보다 0.7℃나 높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35℃를 웃돈 날도 올해가 더 많습니다. 1994년 8월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기온이 35℃를 웃돈 날은 5일이었지만 올해는 7일로 이틀이 많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최저기온 평균은 1994년과 올해 모두 26.2℃로 같습니다. 하지만 최저기온이 25℃를 웃돌면서 열대야가 나타난 날은 1994년이 13일이었지만, 올해는 15일로 이 역시 이틀이 많습니다.
 
서울 (8월 1일~16일) 1994년 2016년
평균기온 29.4 29.7
최고기온 평균  33.7 34.4
최저기온 평균 26.2 26.2
35도 이상 5일 7일
열대야 발생 13일 15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여름 가뭄이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가 안와도 너무 안 오기 때문이죠. 시원한 비가 공기를 식혀야 하는데 좀처럼 체계적인 비구름이 다가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8월 들어 서울에 내린 비는 3.7mm입니다. 8월 평년값이 364.2mm인 것과 비교하면 너무 적습니다. 물론 아직 8월이 많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태풍이 몰고 오는 폭우가 아닌 이상 올해도 8월 가뭄을 피해가기 어려울 듯합니다.
 
인천 등 서해안과 경기남부, 충청 내륙 일부는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인천의 8월 강수량은 0mm, 원주는 0.2mm, 서산 0.8mm, 수원은 0mm입니다. 강수량이 1mm에도 미치지 않는 지역은 생각보다 많아서 기상청 94개 관측소 가운데 15개나 됩니다.
2016년 8월 강수량
뜨거운 햇볕이 이어지면서 밭작물과 과일 농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고추나 들깨, 콩 등 밭작물이 더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타들어가는 바람에 성장이 부진하거나 생산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과일도 화상을 입어 검은 반점이 생기거나 알이 잘아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땡볕이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해마나 이맘때쯤이면 아무리 강하게 발달했던 고기압이라도 슬그머니 남쪽으로 물러서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중국 대륙에 거대한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어 좀처럼 발달한 비구름이 우리나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고 몇 개 안되는 태풍도 일본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약한 소형태풍인 7호 태풍 ‘찬투(CHANTHU)’는 일본 샌다이 남동쪽 해상을 스쳐 일본 삿포로 동북동쪽 내륙에서 소멸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태풍의 북상에 따라 우리나라에는 동풍이 강해졌는데, 어제와 오늘 서울을 비롯한 서쪽지방의 불볕더위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동풍입니다.
7호 태풍 '찬투' 진로
 
극심한 8월 가뭄에 그나마 작은 위안이 디고 있는 것은 잦은 소나기입니다.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일부 지방에는 강한 소나기가 자주 내려 극심한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대구에는 지난 7일 35mm의 소나기가 쏟아졌고, 관측 112년 사상 최고 더위를 나타냈던 부산에도 15일 53.8mm라는 강수량이 기록되면서 더위를 식혔습니다.
 
폭염과 가뭄 모두 피해가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주말쯤에는 열대야가 해소될 가능성이 크지만, 낮 기온이 30℃를 웃도는 무더위는 8월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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