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부에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꿈꾸며 테러 등 공격을 일삼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납치와 살해, 그리고 이로 인한 난민들의 숫자가 날로 늘고 있다.
지난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지하디즘(성전주의)을 표방하는 이 단체가 결성된 이래 지금까지 2만여 명이 사망하고 260여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수천 명의 주민이 이들 반군에 납치됐다.
무엇보다도 치복 여학생 납치사건은 보코하람이라는 조직의 면모를 뚜렷이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AF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임 굿럭 조너선 대통령 시절 피랍돼 2년 4개월이 지난 지금 이들 소녀는 반군활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현 정권에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소녀들의 생사와 소재에 대한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지난 14일 보코하람은 피랍 소녀들의 일부로 추정되는 영상을 다시 공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 불분명하며 영상 속 소녀들이 모두 치복공립학교에서 피랍된 여학생들인지도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영상이 공개된 시기는 우연이 아니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보코하람은 지난해 3월 이슬람국가(IS)에 충성서약을 하고서 지도부의 내분을 거쳤고, IS는 이달 초 아부 무사브 알-바르나위를 보코하람의 새로운 지도자로 발표했다.
2009년부터 보코하람의 지도자로 활동해 온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이번에 새로 공개한 영상을 통해 보코하람의 '가장 큰 자산'인 이들 치복 소녀가 아직 자신의 통제하에 있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라고 미국 워싱턴에 있는 안보정책센터(CSP)의 카일 쉬들러는 전했다.
쉬들러는 "영상은 셰카우가 비록 지도자로서의 지위를 잃었지만 여전히 나이지리아 정부에 제시할 협상 카드를 쥐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상은 또 이들 반군의 가장 큰 선전도구인 '치복소녀 납치 사건'이 셰카우의 리더십 아래에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코하람은 2014년 4월 북동부 치복시에 있는 여학교의 기숙사에서 학생 276명을 집단 납치했다.
이 가운데 57명은 가까스로 탈출했고 1명은 지난 5월 발견됐으며 나머지 218명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대담한 납치 행각과 수색에 실패한 나이지리아 정부의 무기력함은 세상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 사건으로 보코하람은 소규모 지역 반군에서 비중있는 테러집단으로 도약했고, 나이지리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우리 소녀들을 돌려 달라(#BringBackOurGirls)"는 운동이 벌어졌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연구소인 모던시큐리티컨설팅그룹(MSCG)의 얀 생-피에르는 "반응은 대단한 것"이었다며 "이스라엘의 길라드 샬리트 상병 피랍사건이나 1980년 이란의 인질납치 사건 등도 관심을 끌긴 했지만 그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며 "하지만 치복소녀 납치사건에서 보여준 언론의 반응은 국제적인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치복 여학생들을 보코하람의 소중한 자산으로 만들어 주었다.
생-피에르는 "소녀들이 보호를 받고 있는 측면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보코하람의 협상카드가 된 것은 저주스러운 일"이라고 역설했다.
영상에서 보코하람은 억류 여학생들과 나이지리아 교도소에 수감 중인 동료 대원들 간 맞교환을 나이지리아 정부에 제안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보코하람에 납치된 소녀들은 치복 여학생들이 유일한 것은 아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지난 4월 14일 치복여학생 피랍 2주년을 맞아 '7천명에 이르는 여성과 소녀가 납치돼 성노예로 살고 있거나 강제 결혼 또는 자살폭탄 테러에 내몰리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지 추정치이며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토비 프릭커 UNICEF 나이지리아 대표는 전하면서 "치복은 비극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달 초 지난 3년간 1만 여명의 청소년이 피랍, 이들 중 일부는 소년병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치복 여학생들은 피랍된 어린이들 중 가장 큰 숫자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HRW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 주(州)의 다마삭 지역에서는 지난 2014년 11월 300명의 어린이가 한꺼번에 납치됐다.
무니르 사필딘 유엔 인도주의업무 담당관은 "치복 여학생들은 상징"이라며 이들은 수만명의 희생자들을 대표하며 전 세계 분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나이지리군이 보코하람과의 전쟁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고 있지만 아직도 이들 반군의 공격에 많은 주민이 고통받고 있다.
수만명의 어린이가 아사직전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전쟁을 끝내려면 치복 소녀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 외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연합뉴스)
"피랍 나이지리아 치복 여학생은 보코하람의 협상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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