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김현우, 석연찮은 판정 딛고 동메달

<앵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김현우 선수가 석연찮은 판정으로 러시아 선수에 져서 2회 연속 우승에 실패했습니다. 판정논란을 뒤로하고 값진 동메달을 따낸 김 선수는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이 체급의 4년 전 런던올림픽 챔피언인 러시아의 블라소프에 6대 3으로 끌려가던 종료 8초 전, 김현우가 블라소프를 힘차게 들어 올려 크게 넘깁니다.

역전을 확신한 김현우는 두 손을 번쩍 들고 좋아했지만, 심판은 2점만 인정했습니다.

[김영일/SBS 해설위원 : 공중에서 체공 시간이 있고, 넘어질 때 등쪽으로 잠시 왔다가 앞으로 넘어졌거든요. 이런 경우는 4점이란 얘기죠.]

비디오 판독에서마저 그대로 2점만 인정되며 김현우는 7대 5로 졌습니다.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졌고, 안한봉 감독은 무릎까지 꿇고 항의했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김현우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패자부활전에서 팔꿈치 부상에도 크로아티아의 선수를 무너뜨리고 기어코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태극기를 들고 큰절을 한 김현우는 감격과 아쉬움이 뒤섞인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김현우/레슬링 동메달리스트 : 광복절인데 금메달 따고서 태극기 휘날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동메달이라도 따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라소프가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를 들어넘기고 4점을 받아 우승한 기술과 비교하면, 김현우가 받은 2점이 더욱 억울하지만, 우리 선수단은 남은 선수들 경기에 혹시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판단에 제소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편파 판정과 부정부패로 올림픽에서 퇴출될 뻔했던 레슬링은 대회 첫날부터 판정 논란이 불거지면서 순조롭지 않게 출발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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