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로를 달리는 10년 넘은 노후차가 올해 처음으로 7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노후차 급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배출가스 등 사회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에 등록된 10년 이상 된 노후차는 총 703만2천922대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형성된 이래 처음으로 700만 대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국내 총 등록대수 2천146만4천224대의 32.8%를 차지하는 수치입니다.
길거리에서 보이는 차 10대 중 3대가량은 차령 10년이 넘은 차량인 셈입니다.
10년 전인 2006년만 해도 총 등록 대수 1천590만 대 중 노후차는 402만 대로 25.3%에 불과했습니다.
10년 새 노후차가 급속도로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국산차의 품질 수준 향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990년대만 해도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동차 내구성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차량 관리를 잘하면 차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차량 보유 기간이 이전보다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노후차 증가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자동차 총 등록대수는 1천590만 대에서 2천146만 대로 35% 증가했지만 10년 이상 된 노후차는 같은 기간 402만 대에서 703만 대로 75% 증가해 노후차가 총 등록 차량수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불어났습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문제없이 수리해서 10년 이상 타는 것은 자원절약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관리가 소홀하거나 폐차 직전의 차를 끌고 도로를 달리면 '거리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합니다.
뿐만 아니라 노후차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특히 디젤차가 눈총을 사고 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30%는 경유차이며 이 중에서도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가 미치는 영향이 80%에 이릅니다.
경유차는 국내 전체 자동차 가운데 41%(862만 대)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10년 이상 된노후 경유차는 318만 대에 달합니다.
노후 경유차들은 관리 소홀로 실도로에서 규제치보다 수십 배가 넘는 배출가스를 내뿜는 경우가 많아서, 최근 자동차 및 환경 전문가들은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를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