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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에 짜장면 처음 맛 본 '축사노예'…"세상 최고 음식"

19년 만에 짜장면 처음 맛 본 '축사노예'…"세상 최고 음식"
▲ 청주시 오송읍 고향 집에서 만난 고씨(오른쪽)가 누나와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악취가 진동하는 축사 쪽방에서 생활하며 19년동안 강제노역하다 탈출한 지적장애인 고모(47)씨가 지난 달 14일 어머니, 누나와 극적으로 재회한 뒤의 생활은 어떨까.

가혹행위를 당하며 강제노역에 내몰렸던 축사 생활의 악몽이 뇌리에서 점차 지워지면서 그는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지난 한달 고씨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고, 음식점에서 외식을 했으며, 장날 전통시장을 구경했고, 선풍기 바람을 쐬며 TV를 시청했습니다.

일반인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6.6㎡ 쪽방 생활을 하며 철저히 바깥세상과 단절됐던 고씨는 고종사촌 김모(63)씨와 함께 세종시 조치원읍 시장을 구경하면서 떡, 통닭 등 푸짐한 음식과 다양한 공산품을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습니다.

또 미용실에서 이발을 마치고 중국 음식점에서 짜장면을 먹은 고씨는 19년 만에 짜장면을 처음 맛봤다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며 순식간에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대인기피증이 있던 고씨 혼자 버스를 타고 조치원에 가 약국에서 종합 감기약을 지어 오기도 했는데, 이른 아침 갑자기 사라진 고씨를 찾느라 마을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지만, 감기약을 사서 아무렇지 않은 듯 집으로 돌아온 그를 본 주민들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반겼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지난 1997년 여름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된 고씨는 소 중개인에 의해 청주시 오창읍 김모(68)씨 축사로 와 강제 노역했습니다.

고씨는 지난달 12일 축사를 뛰쳐나왔다가 경찰에 발견돼 김씨의 축사에서 벗어났습니다.

경찰의 도움으로 지난달 14일 19년간 생이별한 칠순 노모, 누나와 극적인 상봉을 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8일 고씨를 강제노역시킨 혐의(중감금) 등으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부인 오모(62·여)씨는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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