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비닐하우스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묵는 숙소입니다. 여름철이면 거대한 찜통으로 변하는 이런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에서 지내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데요, 사상 최악의 폭염에 고된 타향살이가 더 고통스러운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화강윤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경기도 이천의 농촌 지역.
논과 논 사이에 비닐하우스가 여러 채 보입니다.
지금 바깥은 섭씨 40도가 넘어가는 찜통 더위입니다.
비닐하우스 안은 더 더울 텐데요, 까만색 천으로 덮인 비닐하우스 안이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숙소입니다.
농촌지역이나 근처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이런 임시 건물에서 생활하는 겁니다.
[비닐하우스 거주 이주노동자 : 집 따로 없어요. 여기 살아요. 더워요. 땀이 계속 나요.]
비닐하우스 내부는 후덥지근한 공기에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고, 밤에도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입니다.
[너무 많이 더워요. 밤에도 너무 더워요.]
식당도 따로 없어 찜통 같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시 오후 작업을 하러 나섭니다.
에어컨은 언감생심입니다.
[이주노동자 고용 농민 : 에어컨 해주면 못해요. 불나요. 끄고 나와야 하는데, 안 꺼. 이것(비닐하우스)도 돈 많이 들어가요. 인건비가 너무 비싸고.]
상당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컨테이너나 비닐하우스에 사는 건 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숙소에서 사는데도 월 30만 원 안팎의 돈을 월급에서 공제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이찬/이주노동자 인권단체 '지구인의 정류장' :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닙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사람을 살게 하고 거기서 30만 원씩, 50만 원씩 다달이 사람 머릿수대로 착취하는 그런 행위를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폭염이 재난 수준에 이르렀지만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더위와 외롭게 싸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