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사상 처음으로 남자 2관왕이 나왔습니다.
구본찬(현대제철)은 한국시간 오늘(13일)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프랑스의 장 샤를 발라동을 세트점수 7-3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지난 7일 김우진, 이승윤과 함께 나선 단체전 결승에서 라이벌 미국을 꺾었던 구본찬은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양궁 강국' 이미지는 여궁사들의 선전에 힘입은 바가 컸습니다.
여궁사들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서향순이 금메달을 딴 이후 홈팀 텃세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신궁계보'를 써왔습니다.
여기에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이번 대회까지 8연패를 이뤄냈습니다.
여자양궁에서는 한국의 단체전 우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개인전 우승자가 2관왕을 차지해왔습니다.
그러나 남자 양궁은 얘기가 달랐습니다.
홈에서 열렸던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지만 개인전은 은메달에 그친 것이 가장 아쉬운 대회였습니다.
1992년 대회에서는 개인전 은메달(정재헌), 1996년 대회에서는 개인전 동메달(오교문)과 단체전 은메달에 그쳤고 2000년과 2004년 대회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 메달권에 들지 못했습니다.
4년 전 런던 대회 때는 임동현(청주시청)의 개인 세계신기록에 힘입어 단체 예선전에서도 세계기록을 새로 쓰는 등 기대를 모았지만 단체전 준결승에서 미국에 덜미를 잡혀 동메달에 그쳤습니다.
오진혁(현대제철)이 남자 개인전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 위안이었습니다.
개인전을 앞두고 남자팀 박채순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언급을 삼갔지만, 선수들이 먼저 이번 대회 2관왕을 이뤄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소개했습니다.
1993년생 구본찬은 처음 나선 올림픽에서 겁 없이 활시위를 당기며 한국 남자양궁의 '2관왕 계보' 맨 처음을 쓰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