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별명이 '까불이'인 구본찬(현대제철)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개인전 진검승부에서는 '인상파'로 변신했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를 세트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물리쳤다.
구본찬은 태릉선수촌 훈련 당시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있다"면서 "리우에서 (능력치가) 폭발할 것이다. 인상을 '팍' 쓰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농담했다.
대회 시작 전 연습사대에서도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구본찬에게 코치진이 이유를 묻자 "웃으며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실제 남자 개인전 16강부터 금메달 결정전까지가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사대에 선 구본찬은 신중한 모습을 유지했다.
경기 전 인사할 때나 승리 후 상대방과 인사를 나눌 때 살짝 웃음기를 보였을 뿐이다.
그마저도 토너먼트가 거듭될수록 피를 말리는 승부가 펼쳐지면서 긴장도는 더욱 높아졌다.
8강과 4강에서는 세트점수 5-5로 동점을 이뤄 슛오프 끝에 살아났다.
단체전 결승에서 화살 6개를 모두 10점 과녁에 꽂았던 구본찬은 두 번의 슛오프 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뒤 결국 금메달까지 확정 지었다.
우승을 확인한 구본찬은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시상대 위에서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구본찬은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단체·혼성팀전을 석권하며 생애 첫 세계대회 2관왕에 올랐다.
리우올림픽 이전까지 구본찬이 꼽은 선수생활 최고의 순간이었다.
구본찬은 이번 대회 전 "런던올림픽 때 형들이 못 딴 단체전 금메달을 따겠다"면서 "보통 '한국양궁'하면 여자팀이 주목받는데 남자팀도 잘한다. 이번에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올림픽 2관왕으로 우뚝 서며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