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기준금리 실효하한 근접…정책여력 소진된 것 아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기준금리의 실효 하한이 가까워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재는 오늘(11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자본유출이나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 정책의 실효 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 높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때 기준금리의 실효 하한에 대해 '0%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한 사실을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수차례 내리고 통화정책의 기조 완화를 확대할수록 기준금리의 실효 하한에 가까이 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우리의 정책대응 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제로금리나 양적완화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기준금리를 더 낮출 수 있지만,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 총재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그는 "저금리가 장기화하게 되면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자산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해나가면서 이런 부분의 리스크 요인에 항상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필요하면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 밑으로 가파르게 떨어진 것과 관련해선 "최근 원화 환율은 국제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완화되고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등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확대된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내수가 7월 들어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완만한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