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진종오(37)와 북한에서 온 김성국(31)이 함께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남과 북이 '명사수'의 힘을 동시에 과시한 장면이었습니다.
진종오는 오늘(11일) 새벽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50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김성국도 막판까지 진종오와 경쟁하며 동메달을 땄다. 경기 중반까지는 진종오를 앞서기도 했습니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도 둘은 나란히 앉았습니다.
김성국은 "1위에 오르지 못한 건 아쉽다"면서도 "둘이 하나가 되면 더 큰 하나의 메달이 되는 것 아닌가. 1등과 3등이 하나의 조선에서 나오면 더 큰 메달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선수가 리우올림픽에서 '통일'을 의미하는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성국은 기자회견 내내 굳은 표정으로 앉아 동메달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진종오를 향한 축하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날 경기에는 또 한 명의 한국인이 있었습니다. 진종오와 마지막 발까지 1, 2위를 두고 다툰 호앙 쑨 빈(베트남)을 지도한 박충건(50) 베트남 감독입니다.
박 감독은 "정말로 점수판을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긴장했다"며 "은메달도 기쁘다. 베트남 임원들도 진종오를 인정하고 올림픽 3연패 달성을 축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