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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캠프에 수용된 中 관광객…황당한 사연

<앵커>

독일에 갔던 중국 관광객이 엉뚱하게 난민 캠프에 수용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려 12일간이나 갇혀 있었다고 하는데, 밀려드는 난민에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다 보니까 이런 일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상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인 관광객 리우준량 씨는 지난 4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한 뒤 지갑을 도난당했습니다.

경찰서인 줄 알고 도움을 요청하러 갔지만, 그곳은 난민센터였습니다.

중국어밖에 할 줄 몰랐던 리우 씨는 독일 공무원들에게 이끌려 하이델베르크 외곽의 다른 난민센터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뭔지도 모르는 채 시키는 대로 난민 신청서에 서명했습니다.

졸지에 난민 신세가 된 겁니다.

[마르쿠스 로트푸스/난민등록 관서장 : 우리는 이곳이 난민센터라고 그에게 말했고, 그는 중국어로 번역된 난민 신청서에 직접 서명했습니 다.]

리우 씨는 360㎞ 떨어진 뒬멘의 한 난민캠프에 수용됐습니다.

식량과 생활비까지 받으며 12일이나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난민 취급을 받고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말쑥한 옷차림에 난민들에게 중국어로 여행담을 늘어놓는 리우 씨를 난민센터도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중국 음식점에서 통역을 부르고 스마트폰 통역 앱까지 써서 대화한 끝에 잘못됐다는 걸 비로소 알아챘습니다.

[크리스토프 슐레터만/적십자사 직원 : 독일어를 하지도 읽지도 못해서 의사소통이 안 됐어요. 번역 앱을 쓰고 나서야 여권을 돌려달라고 하는 걸 분명히 이해하게 됐죠.]

넘쳐나는 난민 처리, 대충대충 넘어가려는 관료주의 타성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니냐고 현지 언론들은 꼬집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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