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21위의 반란…찌르기가 만든 기적의 金

<앵커>

리우올림픽, 오늘(10일)은 정말 의외의 곳에서 메달 갈증이 풀렸습니다. 남자 펜싱 세계 랭킹 21위인 박상영 선수가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줄줄이 꺾고 그야말로 깜짝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기적과 같은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한국 펜싱 사상 에페 종목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리우에서 정성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상영이 공격하는 모습은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몸놀림과 스텝은 가벼웠고, 찌르는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랐습니다.

16강에서 세계랭킹 2위인 이탈리아의 가로조를 꺾으면서 기적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습니다.

12대 12로 맞선 상황에서 전광석화 같은 찌르기로 연속 석 점을 따내 승부를 마감했습니다.

기세를 이어간 8강과 4강에서는 스위스 선수를 만나 여유 있게 승리했습니다.

결승 상대는 세계 1위를 물리치고 올라온 세계 3위 헝가리의 임레였는데, 경기 중반부터 끌려갔습니다.

임레의 탄탄한 방어를 뚫지 못해 14대 10으로 벼랑 끝까지 몰렸습니다.

모두가 패배를 생각했지만 박상영은 포기하지 않았고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빠른 공격으로 한 점, 한 점 따라붙자 임레는 조급해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박상영은 기어이 14대 14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공격에서 어깨 찌르기에 성공해 기적을 완성했습니다.

박상영은 펄쩍펄쩍 뛰며 환호했습니다.

감독을 부둥켜안았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기적의 명승부에 경기장에는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너무 좋습니다. 제가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서 그것도 올림픽 펜싱 첫 금메달을 따서 정말 좋습니다.]

펜싱장에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우리 선수단의 금메달 수는 3개로 늘었습니다.

대회 초반 불안했던 분위기는 막내의 깜짝 쾌거로 단숨에 해소됐습니다.

이제 런던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할 펜싱 남녀 대표팀의 투혼이 필요한 때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창·김성일,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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