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전력거래소의 가전기기보급률 및 가정용 전력소비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2013년 가구당 에어컨 보급률은 0.78대, 에어컨 보유 가구 비율은 67.8%였습니다.
에어컨을 가진 가구는 100가구 중 68가구, 2대 이상 보유한 곳까지 고려하면 한 가구 당 평균 0.78대를 갖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행 누진세는 저소득층을 보호하고 전력 과소비를 막기 위해 2007년 만들어졌으며 10년 가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6단계의 누진요금 체계로 운영되는데 1단계에 속하는 가구에 혜택을 주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정부는 이와 함께 2010년부터 "가정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겠다"며 에너지다소비 제품에 대해서는 개별소비세도 매기고 있습니다.
월간 소비전력량이 370kWh 이상인 전기 냉방기(에어컨)에 대해서는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만 업소용, 산업용 에어컨은 제외됩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그러나 "지금은 에어컨 효율이 많이 높아져 국내 제품은 거의 월간 소비전력량 100kWh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해 사실상 개소세 부과 대상에 속하는 모델이 없는 셈입니다.
가전업계에서는 올해 에어컨 보급률이 0.8대 이상으로 훌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에서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집집마다 에어컨을 두고 쓰는데 기후 변화 등을 보면 우리나라도 그런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진데다가 기후 변화로 더위와 습기로 점점 가혹해지는 여름 날씨가 에어컨을 찾는 이들을 늘게 하고 있습니다.
가옥 구조가 한옥에서 아파트로 바뀌는 등 생활환경의 변화도 에어컨 보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생활습관과 환경은 바뀌었는데 정부가 해묵은 잣대로 오히려 시민 부담을 가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인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특임교수는 현 전기요금 누진세와 관련, "제도의 원래 취지인 저소득층 지원이나 에너지 절약 효과는 퇴색하고 일반 가정에는 불편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평균적인 가정에서 상식적인 수준의 에어컨을 사용하는 데는 누진율이 높게 적용되지 않도록 전체 누진 단계의 수를 줄이고 각 단계의 구간 거리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