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부터 남자 복싱 선수들이 안전을 위해 착용했던 헤드기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맞아 사라졌다.
헤드기어가 선수들의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뇌 손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일 열린 애들란 압두라시도프(러시아)와 레다 벤바지즈(알제리)의 60㎏급 예선 경기는 헤드기어의 필요성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압두라시도프와 벤바지즈는 경기 중 머리 박치기를 하는 바람에 둘다 오른쪽 눈 윗 부분에 깊이 베인 상처를 입었다.
이 때문에 치료를 위해 경기가 두번 중단되기도 했다.
압두라시도프는 "평소에는 헤드기어를 쓰지 않는 것이 더 편해 선호하지만 오늘은 부정적인 면이 더 많았다"며 "상처가 난 후 불편해서 결국 더 많이 맞았다"고 돌아봤다.
벤바지즈는 "압두라시도프가 머리를 많이 써서 다쳤다"며 "하면 안되는 일이라 압두라시도프는 심판으로부터 경고도 받았다"고 상대의 경기 스타일을 탓했다.
그러나 압두라시도프는 "벤바지즈가 도망다니면서 긴 팔로 나를 공격했다"며 "그래서 나로서는 가까이 붙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승자인 벤바지즈는 13일 8강에 나선다.
벤바지즈는 "다음 경기 때는 몸을 덜 썼으면 한다"며 "헤드기어를 쓸 수 있으면 좋겠고, 상대로부터 머리 박치기를 당하지 않게 조심하겠지만 만약 당한다면 내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