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해충 득실·악취 풀풀' 쓰레기 더미 방에서 4남매를 키웠다니

이웃들 "시체 썩는 냄새 난다" 신고로 밝혀져…긴급분리 후 아동학대 조사

'해충 득실·악취 풀풀' 쓰레기 더미 방에서 4남매를 키웠다니
▲ '쓰레기 4.5t' 쌓인 가정집 내부 모습 (사진=전주 완산경찰서 제공/연합뉴스)

"어떻게 23평 연립에서 쓰레기가 4.5t이 나올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9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나온 쓰레기가 연립 현관 앞에 산더미처럼 쌓이자 이웃 주민들은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쓰레기양은 자그마치 4.5t.

20평대 연립에서 나왔다고 하기에는 믿어지지 않은 만큼 많은 양이다.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주민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A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방바닥과 벽, 천장 등 집 안 곳곳에 바퀴벌레와 해충들이 기어 다녔다.

벌레들이 득실대는 쓰레기 더미는 방 2개와 거실로 이뤄진 이 집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더 놀랄 일은 이 연립에 사는 A(34·여)씨와 남편 B(32)씨는 이곳에서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네 살배기, 두 살배기 등 4남매를 키워왔다.

이 연립은 토지공사(LH)와 자치단체가 기초생활수급 가정에 임대하는 주택이다.

이웃들은 A씨가 이사 온 지 몇 달이 되지 않아 악취가 난다며 민원을 제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의 실체가 드러난 것도 지난 8일 한 주민이 "이웃집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나는데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 때문이었다.

이웃에 사는 한 주민은 "쓰레기나 악취도 문제지만, 이 안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키웠는지가 더 걱정"이라며 "아주 어린 애들도 둘이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애들 건강상태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확인 결과 A씨의 자녀들은 머리에 이가 있을 정도로 위생상태가 좋지 못했다.

다만, 외상이라든지 물리적 폭력으로 인한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경찰에서 "지난 6월 냉장고를 바꾸면서 음식물을 밖에 내놨는데 음식이 상했다. 그 뒤로 청소하지 못했다"며 "최근에도 내가 교통사고로 입원하고, 아이들이 아파 2주간 병원에서 생활하다 보니 집을 방치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쓰레기의 양이나 정황으로 보아 장기간 위생이 좋지 못한 상태가 유지된 것으로 보고 A씨 부부를 물리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 9일 아이들을 긴급분리 조치해 보호시설로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황상 아동학대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A씨 부부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