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서 연이은 원화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천100원 밑으로 떨어지자, 수출 비중이 큰 주요 제조기업들은 이번 환율 쇼크로 막대한 환차손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1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원화가치 상승은 달러화 표시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제조업체는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분기 영업이익이 수천억 원 날아갈 정도로 타격이 큽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분기에 3천억 원 상당의 환차손을 봤고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환율이 3~4% 내리면 원화 매출 기준으로 1천억 원 전후의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G디스플레이도 "달러가 10원 상승하면 월 80억 원 정도의 플러스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은 결제가 달러화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지면 원화로 산출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동차 업계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국내 공장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자동차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성을 포기하고 가격을 유지하거나 판매대수를 포기하고 가격을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업계는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엔화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원화가 엔화보다 약세를 유지하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도 중요하지만 원/엔 환율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원화 강세가 매출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나마 원/엔 환율이 유지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선업계는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단 관망하고 있습니다.
조선업계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위해서 환 헤지를 하고 있어 환율 변동의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자재 대금 등 자금을 달러로 계산해야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환 헤지를 하기 때문에 업종 전반적으로 환율에 크게 영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수출 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최근 우리 수출은 환율보다는 세계 교역 경기나 성장률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