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기업그룹 계열사 3곳 중 1곳 정도가 절반 이상의 일감을 계열사에 의존해 생존하는 이른바 '캥거루 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재벌닷컴이 자산 순위 20대 그룹의 2015회계연도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 수는 전체(926곳)의 28.2%인 261개사로 집계됐다.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 현황을 그룹별로 보면 LG그룹이 33곳으로 전체(67개사)의 절반을 차지했고, KT는 17곳으로 전체(40개사)의 42.5%나 됐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51곳 중에서 20곳(39.2%), 삼성그룹 계열사 67곳 중에선 23곳(39.0%)의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이었다.
내부거래 비율이 절반을 넘는 계열사가 5곳 중 2곳꼴인 셈이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9개(37.5%), CJ그룹은 21개(33.9%)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작년 연간 매출 기준으로 20대 그룹 계열사들의 전체 내부 거래액은 149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SK그룹이 33조3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이 현대차그룹 30조9천억원, 삼성그룹 19조6천억원, LG그룹 16조8천억원, 포스코그룹 11조5천억원 순이었다.
각 그룹의 오너 일가가 많은 지분을 보유한 시스템통합업체(SI)들은 여전히 일감 몰아받기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계열인 삼성에스디에스의 경우 내부거래 매출이 3조원을 넘어 내부거래 비중이 73.2%에 달했다.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86.2%), 한진그룹의 한진정보통신(75.6%), 한화그룹의 한화S&C(52.3%)도 내부거래 비율이 높았다.
특히 LG그룹 계열인 이노위드, 씨에스리더, 아인텔레서비스, 씨에스원파트너, 위드유 등은 전체 매출이 내부거래에서 발생해 계열사 의존도가 100%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개별 기업 중에선 현대차그룹의 현대위아(56.6%)와 현대모비스(50.4%)가 내부거래 비율 50%를 넘겼다.
삼성그룹 계열인 삼성전자로지텍(89.8%)과 제일기획(68.4%)도 내부거래 비중이 컸다.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은 롯데멤버스(98.7%), 롯데로지스틱스(92.4%), 롯데상사(88.0%), 대홍기획(58.2%), 롯데닷컴(58.8%), 롯데알미늄(52.7%) 등이 내부거래를 통해 이익을 내는 '캥거루 기업'으로 드러났다.
SK그룹은 SK티엔에스(82.6%), SK인천석유화학(80.8%), SK에어가스(68.9%), SK텔레시스(63.4%) 등 24개 계열사의 내부거래 의존도가 매출의 절반을 웃돌았다.
한진그룹에선 에어코리아(100%), 한진칼(92.5%), 한국공항(75.7%) 등의 내부거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