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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시사전망대] 한약 먹고 탈모된 아이…병원은 '거짓 공문'

* 대담 : SBS 김종원 기자

▷ 한수진/사회자:
세 살 된 아이가 머리카락과 눈썹 속눈썹까지 모두 빠져버렸습니다. 아이 부모는 아이가 어린이 한의원에서 들여온 한약을 먹은 뒤부터 이렇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한의원 측에선 한약은 상관이 없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SBS 사회부 김종원 기자와 관련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종원 기자 어서 오십시오!
 
▶ SBS 김종원 기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어떡하면 좋아요. 아이 머리가 다 빠졌어요?
 
▶ SBS 김종원 기자:
예, 실제로 제가 만나봤는데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유독 머리숱이 좀 많은 아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 아이가 숱이 많은 편이었더라고요. 지난해 찍은 사진을 보면 머리카락을 이미 귀 옆으로 넘겼을 정도로 숱이 굉장히 많은 아이였는데. 지금은 정말 말 그대로 모, 털이 하나도 없는 상태입니다. 속눈썹까지 다 빠져가지고 실제로 보면 상당히 안타까울 정도로..
 
▷ 한수진/사회자:
다시 나지도 않는 거에요?
 
▶ SBS 김종원 기자:
이렇게 머리가 빠진게 지난해 11월 말쯤인데 벌써 9개월정도 되었죠. 근데 전혀 나지가 않고 있습니다. 간혹 한 가닥씩 나더라도 다시 빠져버린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한약을 먹은 뒤부터 이렇게 되었다고요?
 
▶ SBS 김종원 기자:
부모님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일부 양의사들, 병원 의사들도 그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중순에 아이가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꾸 깬다. 이런 이유로 어린이 한의원 함소아라고 하는 곳입니다. 어린이만 전문으로 보는 한의원인데.
 
▷ 한수진/사회자:
엄마들은 다 잘 알고 있죠.
 
▶ SBS 김종원 기자:
많은 분들이 가셨을 텐데, 함소아라는 한의원을 가가지고 한약을 지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쪽에서 녹용을 권유했는데, 녹용을 바로 먹으면 안 되고, 이 아이는 몸 안에 열이 많아 열을 내려줘야 한다고 하면서 ‘도적강기탕’ 이라는 일반적으로 흔히 많이 처방하는 약이라고 합니다. 이 한약을 처방받아서 왔는데 이걸 마시기 시작하고 3일째 되는 날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을 해서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머리가 대부분 다 빠졌다고 합니다. 경과된 사진이 있는데, 굉장히 빠르게 진행됨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그리고 아직까지 나고 있지 않은 것이거든요. 어머니는 한약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병원에선 뭐라고 했어요?
 
▶ SBS 김종원 기자:
당연히 갑자기 아이의 머리가 빠지니까 어머니는 유명하다는 대학병원인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북 삼성병원 등등.. 굉장히 많은 병원을 다니면서 진단도 받고 했는데. 일단 병원에선 원형 탈모를 진단을 했고요. 서울대병원 같은 경우엔 전신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으며 회복 확률은 예후가 굉장히 좋지 않아서 10%라고 합니다. 이것은 앞으로도 머리가 나지 않을 확률을 지적한 것이고 세브란스 병원도 역시 원형탈모를 진단을 하고 약물복용 때문에 이렇게 된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이런 가능성까지 진단서에다가 적었는데..
 
▷ 한수진/사회자:
정말 그냥 한약 때문이라는 거에요?
 
▶ SBS 김종원 기자:
이를 토대로 어머니나 가족 측에서는 그렇게 추정하고 있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한약 때문이라고요. 한의원은 뭐라고 하나요?
 
▶ SBS 김종원 기자:
예, 한의원은 일단은 오비이락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해당 함소원 한의원 같은 경우는 아이가 본인들이 지어준 한약을 먹고 3일 후부터 머리가 빠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원래 아이가 기존부터 뭔가 진행되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3일 만에 머리가 빠진다는 것은 어떠한 한약으로도 일어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뭔가가 몸속에서 진행이 되고 있던 게 마침 하필이면 한약을 먹고 3일 후부터 빠져서 한약이 모든 원인인 것처럼 몰리고 있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 지어 준 한의학 성분 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약재 하나하나를 보더라도 모발과 관련된 약재는 없기 때문에 한약은 아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이 아이가 원래 허약했다. 이 아이 같은 경우엔 34주 만에 태어난 미숙아거든요. 미숙아 출신이기 때문에 원래부터 몸이 많이 허약했고. 이 병원을 오기 3주 전에 장염이 걸려서 입원을 했었습니다.

입원을 했던 병력이 있다. 그 당시 입원을 했을 때, 양약을 처방 받았기 때문에 양약 때문에 머리가 빠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그래서 무조건 한약으로 모는 것은 옳지 않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가족에서 한약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하나 있어요. 해당 한의원이 아이가 머리가 빠졌으니까 당연히 부모님이 항의를 할 것 아닙니까? 그랬더니 해당 한의원이 본인들이 배상보험을 들어놓은 보험사가 있어요. 이런 의료사고를 대비해서. 본인들이 배상보험을 신청합니다. 보험사에다가. 그랬는데 보험사에서 진짜 의료사고가 맞는지 심사를 해야 하잖아요? 두 달 걸렸어요. 심사결과가 나왔는데, 한의원에 책임이 있다.
 
▷ 한수진/사회자:
보험사에서?
 
▶ SBS 김종원 기자:
예, 50%정도 책임이 있다고 나와요. 다만 사실 머리카락이 무엇 때문에 빠졌는지 과학적으로 밝혀내기는 쉽지 않으니, 한약 때문에 빠졌다고 단정을 할 순 없지만 함소아 측에서 진단을 잘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까 이 아이 몸에 열이 많아서 열을 내려주기 위해 ‘도적강기탕’이란 약을 처방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근데 보험사에 자문을 한 한의사는 자기가 봤을 때 오히려 열이 많은 게 아니라, 몸에 냉기가 있는 아이일 가능성이 있다. 냉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아이에게 만약 도적강기탕을 처방을 해준 거라면 이게 몸에 뭔가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 약을 먹은 당시, 그 이전에는 양약을 먹었을지 몰라도 그 약을 먹을 당시에는 아무런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한약의 책임이 완전히 없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50%정도의 과실이 있다. 이런 결론을 내렸어요. 이것 때문에 더더욱 부모님은 한약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고요. 한의원에서도 본인들이 신청한 배상보험에서 그렇게 결과가 나왔으니 그것에 대해선 어떻게 할 수가 없는데. 한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보험사의 조사결과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재조사를 해보겠다는 건가요?
 
▶ SBS 김종원 기자:
한의사 협회에서도 나섰습니다. 왜냐하면 자칫 한약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한약이 불안정한 약품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약품이란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한의사 협회가 해당 보험사의 조사 보고서를 받아보고 재조사를 요구했어요. 왜냐하면 일단 보험사에 자문을 해준 한의사의 자문 같은 경우가 좀 주관적이다. 그리고 양약을 먹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양약에 의한 탈모의 가능성도 양방 의사들에게 맡겨봐야 한다. 이래서 보험사에서도 그 주장을 받아들여서, 일이 커지지 않았습니까? 정말 권위 있는 기관에다가 양약 때문에 빠진 건지, 한약 때문에 빠진 건지 자문을 다시 구해서 재검사를 해보겠다. 이렇게 나온 상황으로 한 2-3주 후 쯤에는 결과가 나오도록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아쉬운 점은 피해자 가족이 제일 마음이 아픈데 피해자 가족은 이 과정에서 빠져있었어요. 한의사 협회 측에서 요구해서 혹시 결과가 바뀌게 될 경우, 피해자 부모님은 뭔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거든요. 현재는 지켜보는 방법 밖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보도가 나오고 나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반응도 있어서 그것도 논란이 되기도 했어요.
 
▶ SBS 김종원 기자:
이 보도가 나가고 나니까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일부 댓글에 보면 ‘어떻게 이걸 알았지’ 하는 것들이 있어요. 기사에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은 이 아이의 개인적인 의료정보같은 게 올라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댓글에요?
 
▶ SBS 김종원 기자:
내용이 뭐냐면 원래 아픈 애였다. 원래 아파서 빠졌는지 한약 때문에 빠졌는지 어떻게 아느냐? 이런 내용이라거나. 세브란스 병원을 이 아이가 주기적으로 다녔었거든요. 주기적으로 세브란스 병원을 다니는데 건강할 리가 있냐. 어떤 건강한 아이가 세브란스 병원을 다니냐. 그런데 세브란스 병원을 주기적으로 다녔다라는 내용이..
 
▷ 한수진/사회자:
그런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아버지 직업 같은 것 까지 어떻게 알아서 블랙 컨슈머라는 식으로. 이 아이가 먹지도 않은 양약을 먹었다고 하면서, 이 아이가 무슨 항생제를 먹었는데 그 항생제의 부작용은 탈모다. 그런데 사실 이 아이는 그 항생제를 먹지 않았거든요. 이런 허위라거나 의료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 아이의 과거 진단내용 같은 것을 인용해가지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걸 누가 했는지 다 알아보진 못했지만 의도가 보이는 댓글들이 있어서 이런 반응에 대해 상당히 비판이 일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강 짐작은 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네요. 어쨌든 조사에도 착수했다고 하니까요. 원만하게 잘 해결됐으면 하는데요.

▶ SBS 김종원 기자:
일단 어제 논란이 커지면서 함소아 측에서는 본인들의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렸어요. 자신들의 한약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인데, 그 중에 이런 대목이 있더라고요. 취재과정에서 기자 본인도 자가면역질환이 3일만에 발생할 수 없다는 자문을 들었다고 했으면서 이런 사실을 일체 언급하지 않고 편집상 한약이 원인이라는 식으로 기사를 구성했다, 이런 내용인데, 이런건 정말 완전히 거짓이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취재중에 전문가들로 하여금 3일만에 머리가 빠지는건 불가능하다는 자문을 받은적이 없으니까요. 물론 3일만에 머리가 빠지는 게 참 이례적인 일이기는 하다는 얘기를 인터넷이나, 지인들에게 들은적은 있지만, 그러면서 또 반대로는 이게 어떤 원인으로든 촉발만 된다면 하루만에도 빠질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들었거든요. 저희 취재진은 저런 자문을 받은 적도 없음에도 마치 취재진이 기사를 의도를 가지고 왜곡한것처럼 거짓 공지문을 올린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공지문이 거짓이라는 거군요.
 
▶ SBS 김종원 기자:
네, 이런 거짓 사실까지 올려가면서 사실을 왜곡하려는 것 같아서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현재 함소아는 탈모 원인이 한약 때문은 아니라고 하면서 아이가 워낙에 허약한 아이였다고 강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아이는 미숙사로 태어났다는 점 빼곤 뭐 그렇게 특별히 많이 아픈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장염으로 입원했던 것도 사실 장염은 아이들이 흔하게 걸리는 병이고요, 기관지염이 종종 걸렸는데 그것도 심각한건 아니었고요. 이런 점은 신촌세브란스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매우 건강하고 완전히 정상인 아이였다는 인터뷰를 통해 확인을 해줬는데요. 물론 이 인터뷰에서 건강하다는 것이 감기조차 한번 걸린 적 없다 이런 뜻은 아니겠죠. 뭐 감기도 걸리고, 장염도 걸리고 이런 아이들이 흔하게 앓는 병이야 이 아이도 앓긴 앓았어요. 사실 몸이 아픈 곳이 있었으니까 한약도 지으러간것 아닙니까?

전혀 아프지 않고 병원한번 간적 없는 아이라면 애초 한약을 지을 일도 없었겠죠. 따라서 아이가 갑자기 머리가 다 빠진 이유를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독 아픈아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몰고 가는 것도 사실 지금상황에서 올바른 행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한약 때문에 빠진 것이란 분석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처럼, 또 반대로 한약 때문에 빠진것이 아니라는 확정결과도 아직은 나오지 않았거든요. 다만, 함소아측이 진단을 잘못했을 가능성은 함소아측이 직접 배상보험을 신청한 함소아 측의 대형 보험사를 통해서 제기가 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 함소아의 과실이 있던것 아니냐, 이런 의혹도 나오고 있는 것이고요. 현재 가장 중요한건 어쨌든 심각한 탈모증상을 겪고있는 아이가 완쾌하는 것이니까, 또 함소아측도 책임소재를 떠나 아이의 치유에 최선의 도움을 주고싶다 밝히고 있으니까, 이런 거짓 공지문을 올려서 마치 왜곡보도가 있던 것처럼 본질을 흐린다거나, 아이가 워낙 허약한 아이였다고만 사안을 몰아간다거나 하는 건 좀 오히려 사건 이후에 더 큰 씁쓸함을 남기는건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SBS 김종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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