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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틀면 요금 폭탄"…정부는 '요지부동'

<앵커>

이번 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다음 달 전기요금 고지서 받아보기가 두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봄·가을의 우리나라 4인 가구는 한 달 평균 5만3천 원 정도 전기요금을 냅니다. 그런데 이런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8시간씩 가동할 경우의 요금은 32만 1천 원, 12시간씩 사용하면 47만 8천 원으로 거의 50만 원에 육박합니다. 바로 전기요금 누진제 때문입니다. 정치권에서도 이 누진제가 불합리하다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만 요지부동입니다.

정호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기요금 누진제는 1974년, 1차 석유파동 당시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가정용에만 도입됐습니다.

2007년부터 현행 6단계, 요금 차이가 11.7배나 되는 가파른 누진제로 개편된 후 10년째 그대로입니다.

문제는 그동안 전자제품 보급이 늘고 잦아진 폭염으로  가구당 월평균 전력 사용량은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최경아/서울 양천구 : 에어컨 틀고 싶은데 지금 주변에서 자꾸 돈이 많이 들어간다 또 핵폭탄 맞는다고 하니까 사실 너무 걱정이 돼요.]

특히 산업용은 놔두고 전체 사용량의 14% 정도인 가정용만 희생을 강요하는 데 불만이 많습니다.

[곽상언/변호사 : 한전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주택용 전기에 대해서만 누진제 요금규정을 두었습니다. 온 국민은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야권은 정부에 단계를 간소화하고 누진 배율을 낮추는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누진제도에 대해서 불만들이 많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부담을 덜어드리고 합리적 인 전력요금 개편이라는 측면에서 손을 좀 봐야 합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변경을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정용 전기는 여전히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고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낮은 편이라는 입장입니다.

[채희봉/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 (전기요금 누진제) 6단계 구간을 완화를 하게 되면 오히려 많이 쓰는 사람한테 인센티브를 주는 부자 감세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요금은 정부가 승인하는 정책요금이어서 올해처럼 저유가로 원가가 떨어졌는데도 소비자는 전혀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설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김현상,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유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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