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색가루 우편물이 발견돼 출동한 벨기에 대책팀 (사진=연합뉴스)
유럽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연관된 테러가 계속돼 테러대비에 비상이 걸린 벨기에에서 최근 잇따라 '백색 가루 우편물' 소동이 일어나고 있다.
백색 가루가 담긴 우편물이 발견될 때마다 지난 2000년 9·11 사태 1개월 후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것과 같은 '탄저균 테러'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테러 당국이 총동원돼 대응에 나섰지만 모두 설탕과 같은 '무해물질'로 판명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낮 12시 30분께(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서쪽으로 60여km 떨어진 겐트 인근 랑데겜의 소방당국은 비상 신고전화를 받았다.
두 명의 우체국 직원이 우편함을 정리하던 중 찢어진 봉투에서 백색 가루가 쏟아졌고, 이를 뒤집어쓴 두 직원은 손과 얼굴에 통증을 호소해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과 경찰은 물론 탄저균을 다룰 수 있는 특수임무팀까지 사고장소에 출동해 현장을 차단하고 방사능 반응 등 백색 가루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마침 이틀 전인 지난 6일 벨기에 남부도시 샤를루아에서 두 명의 여성 경찰관이 알제리 출신 3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공격을 당해 부상하고, 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터라 어느 때보다 테러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백색 가루는 다름 아닌 설탕 가루로 판명됐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오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터키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셍-조세 코뮌 청사에도 백색 가루가 담긴 우편물이 배달돼 건물 일부가 폐쇄되는 일이 발생했다.
에미르 키르 부시장 앞으로 보내진 이 우편물에는 키르 부시장에게 벨기에를 떠나 친구인 '히틀러 에르도안(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가리킴)'에게 가라는 내용의 편지도 함께 담겨 있었다.
이 편지는 '조심하라'는 경고의 말로 끝을 맺었다.
수상한 백색 가루 우편물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대원, 탄저균 대응팀이 현장에 출동,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건물을 폐쇄했다.
또 우편물을 뜯어본 경비원을 비롯해 백색 가루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13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검역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셍-조세 코뮌 측은 8일 대변인을 통해 백색 가루는 탄저균이 아니라 무해한 물질로 판명됐다면서 코뮌 청사도 정상적인 업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처럼 4일 동안 잇따라 벨기에를 테러 공포에 사로잡히게 한 '백색 가루 우편물'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에 대해 벨기에에선 두 사건 모두 테러에 편승해 관심을 끌려는 소행이라는 분석과 함께 후속 테러를 예고하는 경고 메시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벨기에에선 작년 11월 파리 테러 직후에 이슬람사원에 백색가루 우편물이 전달돼 한바탕 소동이 일었으나 밀가루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어지는 백색 가루 우편물 해프닝 여파로 진짜 백색 가루 테러가 발생했을 때 자칫 '늑대와 양치기 소년'처럼 대응하는 우(愚)를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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