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쑨양(가운데)과 호튼(오른쪽) (사진=AP/연합뉴스)
"율리야는 도핑 괴물!"(릴리 킹·미국), "쑨양은 약물 사기범!"(맥 호튼·호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스타급 선수들의 지나친 막말 공방에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상대 라이벌 선수의 과거 도핑 전력을 들먹여 기선을 제압하려는 목적인데 설전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들을 상대로 입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9일(한국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직위는 각국 선수단에 상대를 헐뜯는 발언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후에도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위가 반복되는 선수에게는 자체 규정을 적용해 낮은 수준의 징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선수들은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선수들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여자 수영 대표 릴리 킹(19)은 이날 러시아의 율리야 예피모바가 여자 평영 100m 준결승전에서 1위로 골인하자 "율리야는 도핑 괴물이다. 나는 (몸이) 깨끗한 상태로 리우에 왔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율리야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 검사에 걸려 16개월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뒤 리우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율리야는 킹의 비하 발언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고 뒤이어 열린 결승전에서 킹(1분4초93)에 이어 2위(1분5초50)로 골인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호주 수영선수 맥 호튼도 지난 7일 열린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런던올림픽 우승자 쑨양(중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딴 후 인터뷰에서 쑨양을 가리켜 '약물 사기'라는 표현을 썼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급기야 현지 관영 언론은 "호튼의 발언에 당혹감을 느껴야 할 당사자는 바로 호주"라며 "호주는 영국의 해외 교도소와 같은 나라"라고 맞비난에 나섰다.
한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이날 "그녀의 말이 맞다.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표팀 동료인 킹의 발언을 옹호해 앞으로도 도핑과 관련한 수영 선수들 간 진흙탕식 말싸움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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