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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테러범 얼굴…보여줄 것인가? 말 것인가?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Liberation : 2016.7.29)
지난해 1월 7일 샤를리 에브도 주간지 사무실 총기난사를 시작으로 지난달 25일 신부를 살해한 성당테러까지...프랑스에서 테러가 잇따르면서 불과 19개월 사이에 200명 이상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습니다. 테러 사건 직후 프랑스 수사당국은 테러 용의자의 얼굴과 이름 등을 전면 공개했고, 곧바로 언론에 공개되면서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부 언론이 테러범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신상공개가 테러를 미화해 결과적으로 테러 주도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주장과 테러 관련 정보제한이 오히려 음모설 등 불안을 조장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달 말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리베라시옹’은 테러범들의 얼굴을 하얗게 지운 사진과 함께 4개면에 걸쳐 테러범 신상 공개 논란을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프랑스 최대 뉴스채널인 BFM TV와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테러범의 사진을 더이상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국영 TV 프랑스 24와 RFI 라디오, 유럽 1 등도 테러범 신상 공개를 최대한 자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유럽 1 채널의 니콜라 에스쿨랑 편집장은 “테러 집단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방송매체에서 테러리스트에 대해 언급하게 하고, 이를 통해 선전, 선동하는 것”이라면서 테러범 신상 미공개가 테러조직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반해 여전히 테러범의 사진을 공개하고 있는 일간지 르 피가로와 ITELE 등 일부 TV 방송들은 테러 관련 정보 제한이 오히려 음모설과 같은 불안만 조성한다는 입장입니다.

크리스토프 바르비에 주간 익스프레스 편집장은 “테러범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음모론에 휘말릴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인터넷, SNS 상에서 악의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여러 루머가 퍼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이런 논란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난 19개월에 걸친 테러 사태의 충격 속에 프랑스 내에 일고 있는 자성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하원도 언론이 테러범 인적사항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안을 제출해 놓고 있어, 테러범 신상공개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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