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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난민팀 보도 검열…냉전시절 기미"

국영방송 난민팀 존재에 침묵…국내선 테러리스트 비하도

"헝가리, 난민팀 보도 검열…냉전시절 기미"
▲ 시리아 출신 난민팀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에 가장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헝가리 국영방송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한 난민팀의 존재 자체에 침묵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국영방송인 MTV는 이날 세계 언론이 주목한 시리아 출신의 난민팀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18)에 대해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마르디니는 이날 처음 출전한 여자 접영 100m 예선에서 45명 중 41위를 기록했지만,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어느 선수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번 올림픽에서 민주 콩고, 남수단, 에티오피아, 시리아 출신의 난민 10명으로 구성된 난민팀을 처음 출전시켰지만, MTV는 이런 배경에 대한 언급 역시 하지 않았다.

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에 반대해 온 헝가리는 오는 10월 2일 '헝가리 국민이 아닌 사람이 헝가리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EU에 부여하는 데 찬성하는가'를 묻는 국민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헝가리는 내전 등을 피해 온 난민들을 '경제적 난민', '테러리스트'로 폄하하며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등 강경한 대응을 해 왔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난민은 독"이라며 "우리는 단 한 명도 필요 없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 매체들은 MTV가 마르디니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도록 검열을 했다며 냉전 시대 공산주의 정권 시절의 기미가 보인다고 비판했다.

1960년대 공산 정권 시절, 헝가리의 바사스 부다페스트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가 친선 경기를 치를 때 헝가리 언론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던 헝가리 출신의 국제적인 스타 선수인 푸슈카시 페렌츠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공산 정권은 1956년 헝가리 혁명 이후 스페인으로 망명한 푸슈카시를 '국가적 반역자'로 취급했다.

(연합뉴스/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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