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각종 사건·사고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호주 대표팀이 대회 첫날 보란듯이 수영에서만 2개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맥 호튼(20)이 우리 시간으로 7일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런던올림픽 챔피언 쑨양(25·중국)을 꺾고 우승한 데 이어, 여자 단체전에서는 400m 자유형 계영에서 미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쑨양의 올림픽 2연패를 저지한 호튼도 화젯거리였지만 2살 터울의 자매가 이끈 여자 계영 대표팀의 짜릿한 역전 우승 역시 이에 못지않았습니다.
출발은 좋지 않았습니다.
1~2번 주자가 레이스를 펼칠 때만 해도 역대 최강팀이라는 수식어까지 나오는 미국의 물살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호주 여자 대표팀이 반격에 나설 수 있었던 건 동생 브론트 캠벨(22)의 악바리 근성 덕분이었습니다.
3번째 주자로 나선 브론트는 앞서 있던 미국의 데이나 볼머를 끈질기게 따라가 기어코 선두 자리를 빼앗았습니다.
이어 마지막 주자로 물에 뛰어든 언니 케이트 캠벨(24)의 몫은 '굳히기'였습니다.
거세게 물살을 차고 들어오는 동생의 바통을 이어받은 언니는 미국에서 '여자 펠프스'로 불리는 케이티 러데키의 추격을 1초24차이로 여유있게 물리쳤습니다.
케이트의 손이 도착 지점에 닿았을 때 전광판 시간은 3분30초65.
올림픽 2연패이자 2년 전 호주 대표팀이 찍은 세계신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우는 순간이었습니다.
케이트가 골인한 뒤 가쁜 숨을 몰아쉴 때 동료들 가운데 가장 먼저 몸을 숙여 축하 인사를 건넨 것도 동생 브론트였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언니 케이트는 "우리의 우승은 예견됐었다. 그래서 그것을 이루기 더 어려웠다"라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캠벨 자매는 이미 세계 여자수영 개인 종목에서도 정평이 난 인물들입니다.
작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브론트와 케이트는 각각 금메달,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인 종목에서 자매가 같은 시상대에 선 것은 캠벨 자매가 처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