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4를 싫어한다. 화살에도 숫자 4는 쓰지 않는다. 메달을 따지 못하고 4등을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우진(24·청주시청)은 대회 전 자신의 징크스를 이같이 소개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을 하던 형을 따라 처음 활을 잡은 김우진은 1년 만에 니충북소년체전을 제패해 '신동' 소리를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김우진은 국제무대 데뷔전이던 2010년 국제양궁연맹(FITA)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계기록을 갈아치우고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올랐습니다.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김우진은 런던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습니다.
김우진은 그러나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후보 선수 4명에 들었지만, 마지막 관문이었던 세계양궁연맹(WA) 터키 안탈리아 월드컵 성적에서 밀려 최종 대표 3명에 들지 못했습니다.
김우진은 당시에 대해 "4등으로 탈락한 뒤 슬럼프가 왔다.전국체전에서 60명 중 55등을 할 정도였다"면서도 "다시 대표가 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동기부여가 됐다"고 돌아봤습니다.
김우진은 탈락 요인이라 분석한 부담감, 욕심, 자만, 집착 등의 감정들을 최대한 줄이는 데 집중했고, 지난해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남자 개인·단체전에서 2관왕, 리우 프레올림픽 개인전 1위를 차지하며 세계 1위로 복귀했습니다.
김우진은 올해 4월 끝난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남자부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그는 이번 대회 예선전에서 72발 합계 700점을 쏴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임동현(청주시청)의 699점을 뛰어넘는 세계신기록도 세웠습니다.
그러나 김우진은 "예선전은 말 그대로 본선 대진을 정하기 위한 랭킹라운드일 뿐이다. 본선에 더 집중하겠다"면서 "김칫국부터 마시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6일 단체전 우승으로 이번 대회 남자양궁에 걸려있는 금메달 2개 중 하나를 차지한 김우진은 이제 13일 개인전에서 대회 2관왕을 노립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