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출전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뒤 28년만이다.
독일의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은 구단이 선수 차출 의무가 없는데다가 유럽 대륙의 올림픽 관문이 월드컵보다 훨씬 좁은 탓이다.
실제로 독일은 이번 리우 올림픽 대표 선발 과정에서도 유로파리그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 출전하는 구단 소속 선수들을 대표로 뽑지 못했다.
그러나 독일은 세계 최정상으로 꼽히는 축구 강국이다.
지난 4월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조추첨 당시 독일이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되자 신태용 감독도 "독일만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조가 됐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신 감독의 우려는 틀리지 않았다.
독일은 5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멕시코와의 C조 1차전 경기에서 전차군단의 후예다운 위력을 선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멕시코와 대결한 독일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어 결국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선수는 전반 교체 투입된 세르쥬 나브리(아스널)였다.
독일 올림픽 대표팀 중 유일하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활약하고 있는 나브리는 빠른 발을 앞세워 멕시코 진영을 종횡무진 헤집고 다녔다.
0-1로 뒤진 후반 13분에는 측면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강슛으로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4월 분데스리가 사상 최연소로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의 활약도 주목할만했다.
신장 185㎝의 측면 공격수 브란트는 멕시코 진영을 돌파하거나 동료들에게 크로스를 날리는 등 독일의 공격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막스 마이어(샬케)의 존재감도 적지 않았다.
다만 독일은 올림픽 일주일 전에 팀 구성을 마쳤을 정도로 준비 기간이 부족한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특히 수비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수비진이 여러 차례 상대 공격수에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8일 독일을 만나는 신태용 감독은 이날 피지와의 경기에 앞서 폰치 노바 경기장을 찾아 독일과 멕시코의 전력을 분석했다.
예상보다도 훨씬 강한 것으로 밝혀진 독일과의 경기에 신 감독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