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소비자가 얻는 세제혜택보다 수수료로 나가는 돈이 훨씬 많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4일 금융소비자원이 시중에서 운영되는 ISA 일임형 모델포트폴리오 가운데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을 분석한 결과, 공시된 수익률은 평균 2.84%였다.
여기에 부과되는 일임수수료율은 평균 1.31%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시된 모델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일임수수료를 차감한 수치다.
이들 상품에 100만원을 투자하면 1만3천100원을 수수료로 떼어가고, 고객에게는 실제로 2만8천460원의 수익이 돌아간다는 뜻이다.
반면 ISA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세제 혜택인 이자소득세(15.4%) 면제 효과는 평균 4천367원 수준에 그친다.
세제 혜택보다 수수료 부담이 3배 이상 되는 셈이다.
수익률에서 세금 혜택률을 제외한 세후순수익률은 평균 2.40%로 떨어진다.
모델포트폴리오별로 살펴보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메리츠 ISA고수익지향형B'의 경우 수익률이 3.58%, 일임수수료가 2.03%였다.
100만원을 투자하면 수수료로 2만300원을 지불하고 고객은 3만5천800원을 받는 셈이다.
반면 절세혜택으로 얻는 이득은 5천513원에 그쳤다.
금소원은 "수익률에서 세금혜택률을 제외한 세후순수익률은 3.03%에 그친다"면서 "세금면제금액보다 더 큰 몫을 수수료로 떼어가는 구조로, 큰 수익이 날 것처럼 거창하게 홍보한 금융상품이 결국 국민을 기만하고 금융사를 배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익률 상위 10위 안에 드는 모델포트폴리오 상품 중에서는 세금혜택률을 제외한 세후 순수익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서 소비자가 보는 손해는 이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금소원이 수익률 하위 10개 상품을 분석한 결과, 수익률은 평균 -1.04%로 공시됐다.
수익이 나지 않았으므로 세제 혜택은 없다.
일임수수료율은 0.64%로, 세제 혜택은 받지 못한 채 수수료만 내는 셈이 된다.
금소원은 "금융위원회와 업계는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다고 변명하겠지만, 현재의 ISA 제도는 국민을 기만한 업계 로비 상품"이라며 "헛발질 정책이라는 점에서 전면 폐지하거나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서는 주부 등으로 가입 대상자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별로 없고 위험은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상품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