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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연상호 감독, 천만 관객 앞둔 '한국형 좀비' 흥행 돌풍

<앵커>

KTX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올해 첫 천만 고지를 향해 질주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한국 상업 영화로는 처음으로 ‘좀비'를 소재로 내세워 흥행몰이에 성공한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 모셨습니다.

감독님, 어서오십시오.

지난 2일자로 9백만 관객을 돌파했으니까 사실상 천만 관객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셈인데, 기대는 물론 하셨겠지만 예상했던 흥행 성적인가요?

[연상호/감독 : 사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흥행 성적이고요. 상업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는 되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한 5백만 정도는 가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지금처럼 이렇게 열띤 반응이 있을 줄은 사실은 예상 못했죠.]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연상호/감독 : 생각보다는 훨씬 차분한 것 같아요. 오히려 전에 칸 영화제가 가서 처음 영화가 공개 됐을 때 오히려 긴장했던 것 같고 그 이후에는 오히려 차분해졌던 것 같습니다.]  

차분한 표정이 그대로 나타나십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가족의 가치'를 말하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 가족의 가치, 가족을 화두로 던지신 이유가 있을까요?

[연상호/감독 : 부산행에서 나오는 사회는 잔혹한 세상이에요. 어떻게 보면 잔혹해 보이는 세상에서 최소의 사회단위라 할 수 있는 가족의 의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개개인이 살아갈 때 가족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희망을 품을 수 있다라고 한다면 어쨋든 최소의 사회단위인 가족에게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아요.]

'좀비'라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한국 상업영화로선 처음인데, 사실 모험적인 측면도 있어요. 그런데 왜 좀비를 소재로 하실 생각을 하셨는지요.

[연상호/감독 : 좀비라는 장르 자체는 다른 소재와는 다르게 좀비라는 자체에 사회적 함의 같은 게 담겨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좀비에 담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던 것 같고요.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주제와 맞닿아 있는 물질문명 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모습들을 극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기차'라는 제한된 공간을 설정한 것은 이 영화의 프리퀄 즉, 전편 격인 '서울역'과 연관이 있는 건가요? 

[연상호/감독 : 사실 서울역이라는 영화와 부산행이라는 영화는 큰 관계가 있진 않은데요. 기차라는 소재를 택한 것은 아주 폐쇄적인 공간에서 보여지는 군중극이라는 설정이 있었어요. 그래서 뭔가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나갈 수 없는, 폐쇄적인 공간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기차라는 공간을 택했습니다.] 
 
영화를 보면 배우 공유 씨가 주연인데 영화에서 사실 마동석 씨의 활약이 굉장히 눈에 띄고요, 다른 조연들도 주연 못지 않은 시선을 끄는 것 같은데 이렇게 배역의 비중을 나눌 때 어떤 의도가 있었나요?

[연상호/감독 : 부산행에서는 한 명의 주인공보다는 다양한, 여러 사람들의 군중극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각 캐릭터 간의 비중을 정했던 것 같아요.]

공유 씨가 불만스러워하지는 않던가요?

[연상호/감독 : 공유 씨는 처음부터 그런 건 상관 없다고 하더라고요, 영화 전체에 잘 녹아들 수 있으면 됐지, 주인공이라고 해서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연 감독께서는 '돼지의 왕', '사이비'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해 오셨어요. 칸에서는 최고의 비주얼 마스터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였는데, 이번에 실사 영화를 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연상호/감독 : 사실은 돼지의 왕을 하고, 실사 영화를 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많이 받았었어요. 만약 실사 영화를 하게 된다면 조금 더 애니메이션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부산행을 기획을 하고 되었고, 영화로 만들게 되었죠.]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하셨어요, 전통 회화를 하신거죠. 그런데 어떻게 애니메이션이라는 길을 택하게 되셨나요?

[연상호/감독 : 사실은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하고자 했는데, 대학에서 과를 잘못 택한 케이스였고요. 그래서 학교에 가자마자 학교 생활은 등한시하면서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들고 했었어요.]

앞서 잠깐 말씀 드렸습니다만 이제 곧 부산행의 프리퀄, 전편 격인 서울역도 이제 곧 개봉하는데요. 부산행의 흥행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연상호/감독 : 부산행과는 다르게 서울역은 굉장히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고요, 그래서 과연 이 작은 영화가 지금 여름 시장에 나왔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하는 것도 상당히 궁금한 편입니다.]

부산행을 통해서 우리 영화계가 또 한 분의 젊고 실력 있는 감독을 얻었습니다. 차기작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는데 앞으로 연상호 감독은 실사 영화를 계속 하시나요, 아니면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돌아가시나요?

[연상호/감독 :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이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제작사도 운영 중이라서요. 애니메이션 제작을 계속 하게 될 것 같고, 차기작은 실사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부산행의 흥행을 계기로 해서 조금 더 모험적인 영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을 통해서 한국 영화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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