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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화학물질 잇단 유출까지…우째 살겠노" 울산시민 진저리

"폭발, 유출 사고 이젠 정말 지겹습니다. 울산을 떠나고 싶습니다."

잊힐 만하면 발생하는 화학물질 유출, 폭발사고에 울산시민들이 고개를 젓고 있다.

울산을 떠나고 싶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3일 오전 10시 32분께 울산시 남구 석유화학공단 효성 용연3공장 삼불화질소(NF3) 제조공정에서 폭발음과 함께 가스가 유출됐다.

이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중상, 6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반도체, LCD 회로의 세척제로 쓰이는 삼불화질소(NF3) 제조공정에서 배관이 터져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는 지난 6월 28일 6명의 사상자를 낸 울주군 고려아연 2공장의 황산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겨우 한 달이 지난 37일 만에 터진 것이다.

울산 기업체의 유출, 폭발사고는 하루, 이틀 된 것이 아니다.

지난 4월 울주군 온산공단 일진에너지 앞 도로에서 지하배관이 파손돼 가스가 샜고, 앞서 3월에는 울주군 온산읍의 섬유용 염료나 페인트 원료인 질산 생산업체 한화 온산공장에서 질산 가스가 10분가량 누출됐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남구 이수화학에서 유독물질인 불산 1천ℓ 누출, 같은 해 10월 석유화학공단 덕양산업 정문 앞 도로에서 수소 누출 등으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앞서 7월에는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 집수조 상부에서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용접작업을 하던 중 가스 폭발로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같은 해 1월에는 울산항 4부두에 계류 중이던 1천553t급 화학물운반선 한양에이스에서 질산과 황산을 선적하다가 폭발사고가 발생해 선원 4명이 부상했다.

2014년 12월에는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 현장 밸브룸에서 질소가스가 누출돼 협력업체 안전관리 담당 근로자 3명이 질식해 숨졌고, 같은 달 울주군 온산읍의 비료 제조업체인 KG케미칼 온산공장에서 배기가스 여과장치(덕트)가 폭발해 근로자 2명이 다쳤다.

끊임없는 사고에 시민들은 불안을 넘어 분노하는 모습이다.

남구에 거주하는 박모(35·여)씨는 "화학물질 사고 소식이 날 때마다 기업체나 지자체가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며 "말로만 안전을 외칠 뿐 나아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군다나 지난달 5일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해 울산 전역에서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는 경험을 했고, 같은 달 22일부터 가스 냄새를 포함한 악취까지 맡은 터라 시민들의 걱정은 깊다.

중구에 거주하는 김모(41)씨는 "악취에, 폭발에, 누출에, 원전까지 둘러싸인 상황을 생각하면 섬뜩할 때가 있다"며 "직장만 아니면 당장에라도 가족과 함께 울산을 떠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울산은 특히 전국 최대의 화학물질과 유독물질 취급지역이어서 사고 예방의 중요성이 크다.

울산의 화학물질 취급량은 전국의 36.5%, 유독물질 취급량은 25.5%로 모두 전국 1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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