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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골프 사라진다'…김영란법에 골프문화 '대변혁'

일부 골프장 부킹 미달 사태…"내장객 평균 30%가량 줄 것"<br>9월 법 시행 후 회원제골프장 운영난 심화 '불 보듯'

'접대골프 사라진다'…김영란법에 골프문화 '대변혁'
"주말과 공휴일 내장객은 접대 골프가 많은데 앞으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운영난이 더 심화할 수밖에 없죠."

오는 9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골프장들이 이용객 급감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영란법이 향응과 접대를 엄격하게 규제해 기업이나 특정인 등 일명 스폰서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이른바 접대 골프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접대 골프 내장객이 많은 골프장 특성상 가뜩이나 운영난을 겪는 일부 골프장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은 불을 보듯 하다.

그린피 등 골프장 회동 비용을 모두 내면, 1인당 최소 30만∼40만 원 정도가 드는데, 이는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 음식 3만원 이하 ▲ 선물 5만원 이하 ▲ 경조사비 10만원 이하 등 접대 상한액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대다수 골프장은 아직 '김영란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는 않았으나 최근 일부 골프장에서 부킹 미달 사태가 벌어지는 등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평균 내장객 수가 30%가량 줄 것으로 예상하는 등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10월부터는 회원제골프장 등의 운영난 심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경기도 고양의 한 명문 골프장은 보통 20∼30일 전 주말 부킹이 100% 이뤄졌으나, 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후 20∼30%가량 부킹 여분이 남아 있다.

골프장 관계자는 "전에는 친구끼리와도 돌아가면서 모든 비용을 지불했는데 법이 시행되면 어떻게 관계가 얽힐지 모르는 마당에 누가 모험을 하면서까지 골프를 치겠느냐"며 "벌써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경남에 운영 중인 37개 골프장도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골프 내장객이 평균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의 한 회원제골프장도 평소 주말에는 부킹 취소가 없는데 최근 1∼2팀씩 예약 취소가 생기자 벌써 김영란법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부산 근교 27홀 규모의 회원제골프장은 현재 2부 운영에 하루 126개 조를 운영하는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주말 10개 팀 정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 매출로 따지면 3천만원, 연간으로 보면 3억∼4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골프장 업계는 9월 말 이후 회원가 폭락과 고객을 잡기 위한 그린피 가격경쟁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회원제를 대중제로 전환하고 이용료를 인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경남지역 18개 대중제골프장은 주중, 주말 그린피를 할인하고 시간대별로 나눠 가격 할인으로 손님을 끌고 있고, 일부 골프장은 주말, 공휴일 3부제 운영에 들어갔다.

강원 원주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접대받는 이용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은 한도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주말 그린피를 2만∼3만원 정도 내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주말 그린피를 10만원 안팎으로 낮추면 법 테두리 안에서 접대도 가능하고 내방객도 늘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충주의 한 회원제골프장도 김영란법 시행이 골프업계의 침체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영난 타개를 위해 장기적으로 대중제골프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북의 한 회원제골프장은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실제로 대중제로 전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도 골프장이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접근성이 좋고 가격이 낮아야 경쟁력이 있는데 앞으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손님은 줄고 골프장마다 가격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아무래도 위축돼 손님이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재정상태가 좋아서 금융권 대출도 가능해 내부적으로는 회원권을 반환받고 대중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골프장들도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린피가 주중(월∼목) 21만원, 금요일과 일요일 28만원, 토요일 31만원(카트비 9만원 제외한 금액)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남해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은 아직 부킹 취소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의 경우 2일 낮 12시 현재 9월 24일(토요일)에 121팀이 예약을 했는데, 김영란법 시행일(9월 28일) 이후 첫 토요일인 10월 1일에는 오히려 더 많은 155팀이 예약한 상황이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접대골프 수요는 줄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친목단체나 친구끼리 오는 팀들도 늘고 있어서 골프장 업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진 못할 것"이라며 "다만 법인카드로 1팀의 골프 비용을 모두 계산하는 접대 골프가 감소한다면, 그린피가 비싸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골프장은 고객 유치에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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