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플러스] 도쿄 지사-혐한 세력…어처구니없는 대동단결

그제(1일) 일본에서는 도쿄도 지사 선거 결과가 나왔는데요, 최초로 여성이 당선됐다는 점이 언론사마다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렇지만 이 코이케 유리코 당선자는 일본 최대 우익 단체인 일본회의에 소속돼 있는 골수 우파 정치인으로 선거 과정에서 혐한 세력과 엮이는 곤욕을 치렀습니다. 최선호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고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 당선인 : 여러분 모두와 함께 과거에 보거나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도시 행정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고이케 유리코 당선자는 뉴스 앵커 출신으로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가 높고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방위성 대신을 지내 여걸로도 통합니다.

그러나 일본회의 국회의원모임의 부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극우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뜻하지 않게도 혐한 단체의 지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지난 13일 일본의 대표적인 혐한 단체 '시키시마카이'가 자신들이 고이케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고 있다며 트위터에 사진을 올린 겁니다.

시키시마카이는 팔로워가 2만 6천 명이 넘고,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즉 재특회와 더불어 혐한 시위를 주도하는 극우 단체라 '네트 우익'으로 통칭되는 극우파 누리꾼들은 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고이케 후보를 밀어주겠다고 다짐하거나, 가두 유세를 응원하고 왔다는 식의 트윗을 쏟아낸 겁니다. 그야말로 혐한의 황당한 대동단결이었습니다.

물론, 이들도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할 자유가 있으니 누구를 지원하든 자신들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 이후 교묘하고 악의적으로 인종차별을 선동했다는 점입니다.

시키시마카이는 한국인들이 고이케 후보의 전단지를 받아가서 다 버릴 수도 있다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에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중단하라는 항의도 이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사실을 사실이라고 말도 못하냐고 대꾸할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거리에서는 고이케 후보의 지지운동이랍시고 "한국에 투자하면 매국이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라"는 식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었습니다.

고이케가 야권 후보에게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했을 겁니다. 끝내 고이케 후보 측은 이들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조용히 표만 찍어준다면 고마웠을지 몰라도, 이들의 공개적인 지지 표명은 정치적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어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고이케 후보 측의 한 도의원은 트위터에 시카시마카이가 멋대로 사무실에 잠입해 홍보물을 촬영해갔을 뿐이며 이들이 조직적으로 홍보에 참여하고 있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이들의 지원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시키시마카이도 처음 올렸던 게시글을 삭제함으로써 파문은 조금씩 가라앉았습니다. 일본 사회도 헤이트스피치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표면적으로는 혐한세력을 규제하고 나섰습니다.

정치인들도 이들과 얽히는 것을 경계하는데요, 그럼에도 인터넷상에 만연한, 익명성에 기댄 노골적이고 감정적인 한국 때리기 풍조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의 우경화는 한일관계의 근본적인 위기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양국 국민감정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가 역사와 영토 문제라는 점에서 관계 개선은 긴 여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월드리포트] '혐한세력' 황당한 대동단결?…유력 여권후보 조직적 지지 '파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